트럼프, 볼턴 저주하며 “코로나19가 데려가 버렸으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4일 1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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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때 최측근이었지만 아프가니스탄 정책 등에서 이견을 보여 경질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그를 데려가 버렸으면 좋겠다”는 저주를 퍼부었다는 폭로가 나왔다.

23일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워싱턴포스트(WP) 기자 야스민 아부탈렙과 데이미언 팔레타는 29일 출간 예정인 ‘악몽의 시나리오: 역사를 바꾼 대유행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이라는 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민낯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코로나19가 발병한 뒤 몇 달 동안 이에 대한 농담을 했고 종종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을 조롱했다. 한 회의에서 래리 커들로 당시 국가경제위원장(NEC)이 기침을 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러스 입자를 날리려는 듯 커들로 위원장의 얼굴 앞에서 손을 휘저었다. 회의 분위기가 얼어붙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웃으며 “그냥 장난했다. 래리는 절대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을 것이다. 낙천적 태도로 이겨낼 것”이라고 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존 볼턴은, 코로나19가 그를 데려가 버렸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런 내용을 전해준 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발언을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진지하게(deadly serious)’ 했다고 전했다.

2018년 4월~2019년 9월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볼턴은 초강경 매파로 북한, 이란, 시리아 등에 대한 강경책을 주창했다. 경질 직전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과 평화협상을 추진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획에 강하게 반대하다 대통령 눈 밖에 났다. 볼턴은 지난해 6월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각종 외교 난맥상을 폭로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재선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당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부자(父子)의 수사를 압박했다고 전했다. 격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볼턴을 거세게 비난했다. 당시 백악관은 볼턴을 상대로 국가기밀 누설 등을 이유로 소송까지 제기했다. 미 법무부는 최근 볼턴에 대한 수사를 취하하고 사건을 종료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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