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내부, 엇갈린 견해… “제로 금리 유지” vs “긴축 시작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2일 14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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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살펴보고 있다. 2021.6.16/뉴스1 © News1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살펴보고 있다. 2021.6.16/뉴스1 © News1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을 놓고 엇갈린 신호를 내보내고 있다. 아직 지금의 경기부양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견해가 나오는 반면, 긴축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연준의 상임 부의장인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21일 한 원격행사에서 “경제가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면서도 “하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경기회복을 지원하는 현재의 통화정책을 바꿔야 할 정도로 데이터나 조건이 진전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 현재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그는 “공급망 병목 현상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올해 3%까지 물가가 오르겠지만 다시 내년에는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낮아질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전망이 상당히 불투명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 팬데믹에 맞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제로 수준으로 낮춘 뒤 1년 넘게 경기부양 기조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주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2023년까지 금리를 두 차례 올릴 것”이라는 전망을 들고 나와 연준이 예상보다 빨리 긴축으로 전환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윌리엄스 총재의 이날 발언은 이 같은 시장의 관측과는 다소 결이 다른 것이다.

그러나 같은 날 연준의 다른 고위 인사들은 부양책의 종료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윌리엄스 총재와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다른 행사에 나와 “나중에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가속페달에서 부드럽게 발을 떼야 한다”면서 “지금 상황에서 주택 시장이 연준의 채권 매입 지원을 필요로 하는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나중에 갑작스럽게 금리를 올리며 시장에 충격을 주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태세 전환에 조심스럽게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같은 포럼에서 “연준이 자산매입의 축소(테이퍼링)를 고려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테이퍼링 결정은 갑자기 나오는 게 아니며 FOMC도 이제 이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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