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가 무심코 옮긴 돌 하나로 프랑스-벨기에 국경 바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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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5월 7일 2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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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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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의 한 농부가 무심코 옮긴 돌 하나가 프랑스와 벨기에 사이의 국경을 바꿔 버렸다.

5일(현지시각) CNN,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벨기에 국경 지역에 위치한 도시 에르클린에 사는 한 농부는 트랙터를 운전하는 데 방해가 되는 330파운드(약 150kg) 무게의 비석을 프랑스의 부지니 쉬르 록 방향으로 2.29m 옮겼다.

그런데 이 농부가 옮긴 돌은 프랑스와 벨기에의 국경을 표시하는 비석이었다. 이 비석은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이 패배한 후 1819년에 세워져 약 200년 동안 프랑스와 벨기에의 국경을 표시하는 비석이었다. 농부의 행동으로 인해 벨기에 영토는 기존보다 약 1000㎡ 넓어졌다.

이 비석이 옮겨졌다는 사실은 이 지역에 사는 아마추어 역사가가 숲속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하면서 알려졌다. 하지만 두 나라 사이에 심각한 외교 분쟁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해당 도시 시장들은 오히려 재미있는 사건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데이비드 라보 에르클린 시장은 프랑스 TV채널 ‘TF1’을 통해 “우리 영토가 넓어져 행복하지만 프랑스 시장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의도는 벨기에를 더 크게 만들고 프랑스를 더 작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원래 국경으로 되돌릴 것”이라 말했다.

프랑스 부지니 쉬르 록 시장 역시 “우리는 새로운 국경 전쟁을 막아야 한다”며 이 사건을 농담으로 넘겼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벨기에 당국은 농부에게 이 비석을 원래 위치로 돌려놓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농부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 1930년 이후 81년 만에 프랑스-벨기에 국경위원회가 열릴 수도 있고, 농부는 형사 고발을 당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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