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귀국하면 감옥행” 호주 국민들 “나라에 배신당했다”

김예윤기자 입력 2021-05-04 16:28수정 2021-05-0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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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폭증하는 인도에 체류 중인 자국민과 영주권자들의 호주 입국을 전면 금지한 호주 정부에 “국민을 버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호주 정부의 입국 금지 조치에 영향을 받는 호주인 8000여 명이 자국 정부에 대해 실망과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고 3일 보도했다. 앞서 호주는 인도에 체류 중이거나 14일 이내에 인도에 체류했던 5세 이상의 호주 시민이나 영주권자의 귀국을 3일부터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어길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6만 호주달러(약 52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인도 뉴델리에 머물고 있는 에밀리 맥버니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내 여권이 나를 돌봐줄 것이라고 믿었다. 호주 정부는 시민들에게 큰 빚을 진 것”이라며 “혹시 상태가 악화됐을 때 산소 공급을 못 받거나 중환자실 병상이 없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도에 부모님과 딸을 두고 귀국했던 드리스야 딜린 씨는 “아이는 호주에 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데 (정부가) 범죄자 취급까지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미국이나 영국에서 확진자가 급증할 때 이렇게 막은 적이 있었냐”며 NYT에 전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시민들이 자국에 돌아올 권리를 부정하며 시민권의 개념을 해친 충격적인 대응”이라고 호주 정부를 비난했다. NYT는 “많은 국가들이 인도를 오가는 항공편을 막고 있지만 자국민이나 영주권자에게는 이 조치를 면제해주고 있다”며 “민주주의 국가들 중 이런 입국 금지를 시행한 나라는 호주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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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을 막은 정부 조치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지만 호주 정부는 이를 강행할 방침이다. 마리즈 페인 외무장관은 2일 “검역에서 양성 사례의 57%가 인도발 귀국자들에서 발생했다. 국가 보건의료 서비스에 막대한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폴 켈리 호주최고의료책임자는 “공공 보건 위험 평가에 따라 (입국 금지는) 어쩔 수 없다. 이번 금지령은 일시적이며 우선 15일 해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윤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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