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제안에 G20 호응…재정지출 늘자 ‘코로나 증세’ 합의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1-04-08 15:05수정 2021-04-0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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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이 올해 중반까지 각국의 법인세율 하한선을 설정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외에도 G20은 다국적 기업의 세금을 본사 소재지 국가가 아닌 실제 사업을 벌이는 국가에서 징수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렇게 되면 해외 사업이 많은 기업은 앞으로 본국보다 해당국에 더 많은 세금을 낼 가능성이 있다.

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G20 재무장관들은 이날 화상 회의를 열고 다국적 기업에 대한 조세 방안을 논의한 뒤 이 같이 뜻을 모았다. 회의 의장 역할을 한 다니엘레 프랑코 이탈리아 재무장관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법인세율 하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이는 G20 회원국들의 갈망과도 일치한다”면서 “올해 속도를 내면 7월에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옐런 장관은 최근 각국에 세금 인하를 통한 출혈 경쟁을 멈추고 법인세 최저세율을 21%로 설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독일과 프랑스가 적극 환영하고 나섰고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찬성 의사를 밝혔다.

주요국들이 사실상의 ‘증세 합의’를 한 것은 최근 팬데믹 이후 각국의 재정지출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IMF가 밝힌 통계에 따르면 세계 각국은 팬데믹 대응과 경기 부양을 위해 모두 16조 달러에 이르는 나랏돈을 풀었다. 글로벌 총생산 대비 정부 부채는 2019년 84%에서 지난해 97%로 올랐고 올해도 99%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금융위기로 재정난을 겪었던 주요국들은 2019년말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통해 최저세율 설정을 논의해왔지만 그동안 잘 진척이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팬데믹이 터지고 재정 여력을 강화할 시급성이 커지자 논의의 물꼬가 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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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토르 가스파르 IMF 재정담당 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각국의 재정 대응은 속도와 규모 면에 있어서 전례 없는 수준이었다”며 “각국은 막대한 공공부채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중장기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고 했다.

G20은 7일 최저세율 설정 외에도 다국적 기업에 세금을 어떻게 부과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진행했다. 회의에서는 세금을 기업의 본사 소재지 국가에서 거두기보다 실제 사업을 영위하는 나라에서 징수하는 게 옳다는 쪽으로 결론이 모아졌다. 향후 이 방안이 도입되면 해외 사업이 많은 기업은 본국보다 사업을 실제로 벌이는 해당 국가에 더 많은 세금을 내야할 수도 있다. 이밖에도 회의에서는 보호무역주의 배격, 거시정책 공조, 저소득국 지원, 기후변화 대응 등을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G20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도 재정적자를 감축하는 내용의 국제 공조를 도입한 바 있다. 당시에는 남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유럽 국가들이 강력한 재정 규율의 도입을 추진했고, 재정건전성보다 경기부양을 중시했던 미국은 상대적으로 이에 소극적이었다. 미국이 처음 제안해 유럽 등이 빠르게 호응한 이 방안이 도입될 경우 글로벌 경제 안정을 위한 국제 공조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쓰게 될 전망이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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