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이어 삼계탕까지…中 바이두 “삼계탕은 광둥식 요리”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3월 29일 10시 12분


코멘트
삼계탕.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삼계탕.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이 김치에 이어 삼계탕까지 자국에서 유래한 음식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 ‘삼계탕’(参鸡汤)을 검색하면 음식 사진과 함께 “삼계탕은 고려인삼, 닭, 찹쌀로 만든 중국 고유의 광둥(广东)식 국물요리로, 한국에 전파된 후 대표적인 궁중요리 중 하나가 됐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중국이 한국에 ‘삼계탕’을 전파했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광둥성 지역의 유사한 형태의 탕요리가 많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광둥성의 덥고 습한 기후 탓에 닭, 돼지, 소고기와 채소를 오랜 시간 끓여내는 ‘라오훠징탕’(老火靓汤)은 광둥성의 대표적인 탕 요리다.
사진출처=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
사진출처=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

하지만 라오훠징탕은 자른 닭고기와 약재를 함께 넣고 끓여 만드는 방식이 더 많이 알려져 있는 등 이름부터 조리법까지 삼계탕과는 전혀 다른 음식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조선시대의 닭 요리는 닭백숙이 일반적이었고 일제강점기 들어 부잣집에서 닭백숙과 닭국에 가루 형태의 인삼을 넣는 삼계탕이 만들어졌다. 이후 1960년대에 들어서야 지금의 삼계탕 형태가 갖춰졌다.

삼계탕이 중국에 공식적으로 수출된 건 2016년이다. 2015년 한·중 양국이 ‘삼계탕 수출 검역·위생 조건’에 전격 합의하면서 농림축산식품부 주도로 이뤄졌다. 한국 정부는 중국 수출 삼계탕에 태극무늬 마크를 넣어 삼계탕의 위조 판매를 방지하기도 했다.
중국 중마이그룹 단체관광객 4000여 명이 2016년 5월 한국에 방문해 서울 반포 한강공원 달빛광장에서 삼계탕 파티를 즐겼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중국 중마이그룹 단체관광객 4000여 명이 2016년 5월 한국에 방문해 서울 반포 한강공원 달빛광장에서 삼계탕 파티를 즐겼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드라마 ‘태양의 후예’ 등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뒤 ‘삼계탕’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도도 급증했다. 2016년엔 중국 대규모 관광객이 삼계탕을 맛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고 중국 기업 임직원 4000명이 한국에 방문해 서울 반포 한강공원에서 ‘삼계탕 파티’를 열기도 했다.

중국은 삼계탕에 대한 국제적 상품분류체계인 HS코드도 없다. HS코드는 수출 시 관세율과 FTA 원산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HS 코드 번호 1602.32.1010으로 삼계탕(Samge-tang)을 분류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한국 문화 왜곡 사례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앞서 판소리와 한복에 이어 최근 김치까지 자국에서 유래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특히 유튜브 구독자 1480만 명을 보유한 중국인 리쯔치(李子柒)가 배추 김치를 담가 김치찌개를 끓여먹는 영상을 올리며 ‘중국음식’(ChineseFood)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김치공방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