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없애자”…美 아이다호서 방역지침 항의 마스크 화형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8일 14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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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미국 서부 아이다호주에서는 시위대가 모여 마스크를 대거 불태우는 이벤트가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아직 거센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지침에 저항하는 분위기가 나타나면서 보건당국이 우려하고 있다.

7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6일 북부 아이다호 주도(州都) 보이시에서는 100여 명의 시위대가 거리에 드럼통을 갖다놓고 마스크들을 불태우는 ‘마스크 화형식’을 열었다.

트위터 속 집회 동영상에는 부모 등 어른들의 손에 딸려 나온 어린이들도 마스크들을 가져다가 불에 내던지는 장면이 나왔다. 한 어린이는 “마스크를 없애버리자”고 외쳤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너무 서두르지 말라”고 주의를 주기도 했다. 이 집회에는 마스크 의무화에 반대하는 주의회 의원들과 주정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인구 180만 명인 아이다호주는 지금까지 인구의 10분의 1에 육박하는 17만3000명이 코로나19에 걸렸고 그 중 1800여 명이 사망했다.

‘마스크 화형식’이 열린 아이다호주는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곳으로 주 차원의 마스크 의무화 규정은 없지만, 주도인 보이시를 비롯한 10여 개 지역은 자체적으로 방역 지침을 갖고 있다. 이날 이벤트는 허가를 받은 집회였으나, 공공장소에서 불을 지르는 행위는 법에 저촉된다고 주 경찰은 성명을 통해 밝혔다.

앞서 텍사스 미시시피 등 일부 주가 지난주에 마스크 착용 규제를 해제했고 이밖에도 더 많은 주가 속속 방역 지침을 완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7일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CBS방송에 출연해 방역 규제를 푸는 것은 아직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신규 감염자가 하루 6만~7만 명 선에서 정체돼 있지만 이마저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스위치를 껐다 켰다 하지 말라. 왜냐하면 또 한 번의 급증을 경험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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