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이 이날 바이든 대통령 명의로 공개한 24쪽 분량의 지침서는 “전 세계의 권력 분포 양상이 바뀌면서 새로운 위협이 생겨나고 있다”며 “특히 중국은 빠른 속도로 더 단호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침서는 “중국이 아닌 미국이 국제 어젠다를 설정하고, 우리의 가치와 이익을 증진시키는 새로운 글로벌 규범과 합의를 형성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공격과 위협’을 막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중국의 이웃 국가들이 외국의 개입이나 강압 없이 스스로 정치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대만과 홍콩, 신장, 티베트 지원 및 협력을 약속했다.
이런 내용을 담은 바이든 행정부의 지침 발표는 공교롭게도 중국의 양회(兩會·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 하루 전날 이뤄졌다.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를 코앞에 두고 미국이 안보전략에서 중국을 정조준하고 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블링컨 장관은 “민주주의를 강화하지 않으면 러시아나 중국처럼 민주주의의 강점에 의심의 씨앗을 심으려는 적수나 경쟁자들의 손에 놀아날 것”이라며 민주주의의 중요성도 다시 강조했다. 다만 “권위적 정권을 무력으로 전복하려고 시도하거나 비용이 드는 군사적 개입을 통해 민주주의를 증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과거에 이런 전술을 시도해 봤지만 아무리 의도가 좋았더라도 그 방식은 작동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중동 지역에서의 군사적 개입을 거론하며 “군사적 개입 이후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늘 더 힘들었다”며 그런 시도들이 미국에 대한 신뢰를 잃게 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분야별 세부 사항까지 담은 정식 안보전략 지침 보고서는 몇 달 뒤 나올 예정이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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