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투톱”…美 정부기구도 인정한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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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4일 0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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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걸린 태극기와 삼성 깃발의 모습 © News1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걸린 태극기와 삼성 깃발의 모습 © News1
미 의회의 공식 자문기구로 인공지능(AI) 분야 싱크탱크인 ‘국가인공지능안보위원회(NSCAI)’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선도기업으로 언급됐다.

또 삼성전자와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 경쟁관계인 대만의 TSMC도 유력 업체로 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는 삼성전자와 TSMC가 미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인 인텔보다 2세대 이상 앞선 기술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돼 미국의 반도체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담겼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국가인공지능안보위원회(NSCAI·National Security Commission on Artificial Intelligence’s)는 지난 1일 의회에 제출한 ‘파이널 리포트’(The Final Report)‘를 통해 “AI 분야를 미국이 선도하기 위해서는 미세전자공학(microelectronics) 분야의 리더십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NSCAI는 2018년 3월 미국 의회 산하에 세워진 AI 분야 전문 민관 합동 공식 자문기구다. 현재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지주사 알파벳 회장을 역임한 에릭 슈미트가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로버트 워크 전 국방부 차관이 부위원장직을 수행 중이다.

NSCAI는 설립 직후부터 3년여간의 연구 끝에 AI를 기반으로 국가 안보와 직결된 기술 발전 및 글로벌 경쟁 상황 등을 담은 전체 16장 756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최근 발간한 것이다.

NSCAI는 보고서 13장 ’미세전자공학‘(Microelectronics) 편을 통해 AI 기술 구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하드웨어 역량의 핵심인 반도체 분야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보고서에서 NSCAI는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은 미세전자공학 산업의 선구자로서 미국의 우위를 바탕으로 오랫동안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다”며 “그러나 점차 미국이 반도체에서 기술 우위를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학과 기업들은 반도체 R&D와 설계 핵심 분야에선 글로벌 리더로 남아있지만 반도체 산업은 고도로 세계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NSCAI는 파운드리(foundry)라고도 불리는 반도체 ’계약 제조‘(contract manufacturing) 분야 선도 기업으로 대만의 TSMC를 언급했다. 아울러 “’최첨단 로직 칩(state-of-the-art logic chips)‘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한국의 삼성전자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싱크탱크격인 NSCAI가 공식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를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혁신 기업으로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NSCAI는 미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인 인텔을 언급하며 “칩 설계에서는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나 첨단 칩 제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대만(TSMC)과 한국(삼성전자)의 경쟁사보다 뒤처질 수 있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실제로 NSCAI가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미세공정 기술 단계를 분석한 뒤 첨부해놓은 그래픽을 살펴보면 인텔의 공정 수준은 지난해말 10나노(㎚·10억분의 1m)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NSCAI는 삼성전자에 대해서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인텔과 비슷한 14나노였다가 2017년 10나노 개발을 마치고 지난해말을 기점으로 5나노대 수준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했다.

삼성전자와 TSMC는 지난해말 세계에서 유이하게 5나노 기술 수준을 갖춘 뒤 2022년에는 3나노 수준까지 선단 공정을 발전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텔은 여전히 7나노대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는 게 NSCAI의 전망이다.

이같은 미세 반도체 공정에서 뒤처진 미국의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최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조 설비를 확충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게 NSCAI의 판단이다.

이는 AI를 비롯해 빅데이터, 자율주행, 5G 등 글로벌 미래 산업의 중추가 될 반도체 산업 공급망에서 미국이 세계 질서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글로벌 패권을 두고 다툼 중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미국 내에 우수한 반도체 제조시설을 유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이에 대해 NSCAI는 “현재 미국에서 반도체 기업들에게 지원하는 각종 세제 혜택은 10~15% 수준이다”면서 “한국이나 대만, 싱가포르 등 경쟁국은 25~35% 수준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인센티브 격차를 해소하고 동맹국 기업을 포함하도록 정책을 확대하면 TSMC, 삼성전자 같은 외국 기업을 유치할 수도 있다”고 제언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소유하고 있으나 추가로 현지에 생산시설 신규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투자 지역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텍사스, 애리조나, 뉴욕 등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에 파격적인 인센티브 조건을 내걸고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국내 기준으로 반도체 팹을 하나 지으면 건설부터 장비 반입까지 합쳐 10조원 이상의 투자가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며 “말 그대로 삼성전자를 모셔가기 위해 앞다퉈 경쟁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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