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폭동 후 의원 3명 코로나 확진…의회 집단감염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13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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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의사당에서 발생한 난입 폭동을 피해 방역 조치 없이 청문회장에 집단으로 피신해있던 미 하원의원들이 잇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있다. 조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을 코앞에 두고 의회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12일(현지시간) 미 NBC뉴스 등은 브래드 슈나이더 민주당 하원의원(일리노이)이 의사당 난입 사건 이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전날 민주당의 왓슨 콜먼 의원(뉴저지)과 프라밀라 자야팔 의원(워싱턴)에 이어 3번째다.

이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함께 대피해있던 일부 공화당 의원들을 비난했다. 11일 콜먼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마스크 착용을 거부한 동료 의원들과 함께 작은 방에 대피한 후 코로나19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우려해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슈나이더 의원 역시 자신의 “여러 공화당 의원들이 동료 의원들에게 정중히 부탁받았을 때도 마스크 쓰기를 완강히 거부했다”며 “동료들의 건강과 안전보다 품위에 대한 경멸과 비난을 앞세워 마스크를 쓰지 않은 그들의 이기심과 오만에 화가 난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의원들 역시 “의회 난입 이후 감염됐다”고 주장하지는 않지만 양성 판정 사례가 나오고 있다. 앞서 10일 척 플라이시먼 공화당 하원의원도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사무실을 함께 쓰는 동료 의원인 플로리다주의 거스 빌리라키스 의원에게 전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빌리라키스 의원의 코로나19 감염 소식을 의회 폭동이 일어났던 6일 오후 전달받았다”며 “그날 내가 얼마나 많은 의원들과 접촉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하원 의회 주치의는 10일 “콜먼 의원이 의회 폭동 당일 대피 중에 코로나19에 노출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의회 의원들이 다같이 있는 과정에서 서로 코로나19를 옮겼줬을 우려가 있다”고 경고하며 선제적으로 검사를 받을 것을 조언했다.

NYT는 미 하원 민주당이 의사당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을 경우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의 규칙을 투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첫 번째 위반시에는 500달러, 두 번째 위반할 경우 25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예정이며 벌금은 의원 월급에서 직접 공제될 예정이다.

워싱턴DC 지역은 지난 한 주 동안 하루 평균 290건의 신규 확진사례가 나오며 코로나19 폭증 위기를 겪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의회 폭동을 피해 제한된 실내 공간에서 함께 숨어있던 의원들과 의회 직원들을 통해 향후 수주 안에 워싱턴DC 감염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예윤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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