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냐, 바이든이냐… 오늘 ‘美 우선주의’ 운명도 갈린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0-11-03 03:00수정 2020-11-0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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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美대선]
3일 美대선 유권자 선택 따라 세계질서 흔든 외교정책 갈림길
트럼프 “붉은 물결 몰려올 것”
바이든 “트럼프 짐 싸야할 것”
美 선택의 날, 누가 웃을까 미국 대선을 이틀 앞둔 1일(현지 시간) 최대 격전지인 플로리다주 오파로카 공항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에서 한 여성이 대통령 얼굴과 성조기가 그려진 마스크를 쓰고 있다(왼쪽 사진). 지난달 31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유세에 참가한 여성은 바이든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의 얼굴이 그려진 마스크를 썼다(오른쪽 사진).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 유권자들은 다양한 마스크를 쓰고 각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시했다. 오파로카·디트로이트=AP 뉴시스

3일(현지 시간) ‘미국 정치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라는 평가를 받는 2020년 미국 대선의 막이 오른다. ‘트럼프 대 반(反)트럼프’의 구도로 진행된 이번 대선 결과에 따라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미국 우선주의’가 4년 더 지속될지 여부가 결정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그가 추진해 온 ‘미국 우선주의’의 파고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국제기구 및 동맹과의 협력을 통한 다자주의 외교보다 미국의 국익을 앞세우는 ‘마이웨이’식 신고립주의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런 트럼프식 대외 행보가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켰다고 비판하며 동맹국들과의 협력 강화 및 다자주의 복원을 공언해 왔다. 이번 대선 결과에 따라 한반도 정세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결국 이번 대선은 미국인들이 동맹국의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자국 우선주의를 더 끌고 갈 것인지, 아니면 글로벌 무대에서의 영향력을 복원해 전통적인 미국으로 회귀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이기도 하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번 대선은 전 세계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를 이틀 앞둔 1일 하루에만 북부 미시간에서 남부 플로리다까지 5개 주를 도는 광폭 유세를 벌이며 “선거일에 엄청나게 큰 붉은 물결(red wave)이 몰려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9400만 명(2016년 전체 투표자의 68%)이 넘는 사전투표자 중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의 1.5배 가까이 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선거 당일 결집해 투표에 나서라고 촉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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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유세를 갖고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 등을 비판하며 “트럼프는 이제 짐을 싸서 집에 갈 때”라고 맹공했다.

선거정보 분석업체와 주요 언론사들은 여론조사 지지율 등을 근거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많은 선거인단에서 우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업체와 언론사는 전체 선거인단 중 3분의 1 이상을 ‘경합’으로 분류하고 있어 승부를 예단하기 어렵다. 미 선거정보 분석업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남부 ‘선 벨트’의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등지에서는 지지율 격차 1%포인트 안팎의 초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 “바이든, 美경제 무너뜨릴것” “트럼프가 바이러스… 무찔러야”


트럼프 광폭유세 vs 바이든 핀셋유세
선거인단 수-지지율 뒤진 트럼프,하루 5개주 찾아 자정까지 강행군

“좌파 집권 막아야” 네거티브 공세

바이든, 지난 대선때 트럼프에 뺏긴민주 텃밭 펜실베이니아 집중 공략

미국 대선을 이틀 앞둔 1일(현지 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히커리 공항에서 열린 대규모 대면 유세에서 빨간 모자와 장갑을 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양팔을 뻗치며 춤을 추고 있다(왼쪽 사진). 점퍼 차림의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 공원에서 코로나19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지지자들이 차량을 이용하는 ‘드라이브인(drive-in)’ 유세를 벌였다. 히커리=AP 뉴시스·필라델피아=AP 뉴시스
미국 대선을 불과 이틀 남겨놓은 1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 후보의 유세 전략에는 차이가 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루에만 미시간(북부), 아이오와(중부), 노스캐롤라이나(남동부), 조지아(남동부), 플로리다(남부) 등 5개 주를 찾는 광폭 유세를 벌인 반면 바이든 후보는 핵심 경합주이자 고향이 있는 펜실베이니아에 주력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까지 총동원하며 ‘네거티브’ 공세에 주력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5개 경합주를 누비며 “바이든은 방화범, 약탈범, 총기 소지자, 마르크시스트, 이해관계자의 후보다. 그가 집권하면 공립학교에서의 기도를 금지하고, 반미국적인 거짓말을 어린이들에게 주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급진 좌파인 바이든이 정권을 잡으면 미 경제를 무너뜨릴 것”이라며 핵심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 결집을 호소했다. 이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공항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는 이날 오후 11시 반에 시작됐고 2일 0시를 넘겨 끝났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펜실베이니아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에서 흑인 유권자의 투표 동참을 호소했다. 그는 자신과 아내 질 여사가 모두 펜실베이니아 출신임을 강조하며 “흑인 사회를 위한 진정한 경제적 기회를 마련하겠다. 전례 없는 수준으로 투표해 달라”고 외쳤다. 이어 “범죄 수준에 가까운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흑인 지역사회에 대량의 사상자를 냈다”며 반(反)트럼프 메시지를 발신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트럼프가 바로 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부터 무찌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매체 액시오스가 지난달 26일∼이달 2일 두 후보가 유세를 했거나 할 예정인 곳을 집계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일주일 동안 11개 주와 수도 워싱턴 등 총 12개 지역에서 29차례 유세를 벌였다. 바이든 후보는 같은 기간 9개 주에서 20차례 유세에 등장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 플로리다 등 남부 선벨트뿐 아니라 서부 애리조나까지 누볐지만 바이든 후보는 러스트벨트 유세에 집중했다.

두 후보가 상반된 유세 전략을 펴는 이유는 각 후보가 우세한 선거인단 수 차이, 지지율과 모금액수 차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 가지 사안 모두 상대적으로 열세라는 평가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발로 뛰는 유세와 핵심 지지자의 열성적 응원을 바탕으로 판세를 뒤집으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미 선거정보 분석업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1일 기준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 중 바이든 후보는 216명, 트럼프 대통령은 125명의 선거인단에서 우세하다.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수 270명을 확보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겨야 하는 지역이 훨씬 많으므로 하루에 4, 5개 주를 누비는 강행군을 이어간다는 의미다. 반면 상대적 우위에 있는 바이든 후보 측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지만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겨준 펜실베이니아를 탈환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두 후보는 2일에도 상반된 전략을 이어가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위스콘신 4개 주에서 유세를 벌이기로 했다. 특히 4년 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불과 0.3%포인트 격차로 신승한 미시간에서는 두 차례의 유세를 벌이며 적극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와 인근 오하이오 2개 주만 찾는다. 특히 오하이오(선거인단 18명)는 바이든 후보가 줄곧 지지율 우세를 보이다 최근 일부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는 팽팽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2020 미국 대선#트럼프#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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