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제제재 기간에도 JP모건 · 뉴욕멜론 통해 2000억원대 돈세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1일 14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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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국제사회의 금융제재에도 불구하고 지난 십여 년 동안 지속해온 자금 세탁 등 불법 금융거래 규모가 20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NBC방송은 20일(현지 시간)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와 버즈피드뉴스, NBC뉴스 및 전 세계 400명 이상 언론인들과의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조사한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 ‘FinCEN’의 의심활동보고서(SARs)를 토대로 이를 보도했다. 이 자료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부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기인 2008~2017년까지의 단속 내용을 담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북한과 연계된 단체들이 이 기간동안 해온 돈세탁 규모는 1억7480만달러(약 2031억)에 달하며, JP모건과 뉴욕멜론 같은 미국의 주요 금융기업을 통해 이뤄졌다. 북한은 북중 접경지역인 단둥 소재 기업을 통해 자금세탁을 하는 등 중국 기업의 도움을 받아 제재망을 뚫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멜론의 2015년 보고에 따르면 이 은행을 통한 의심스런 불법송금 규모는 8560만 달러에 이른다. JP모건이 보고한 거래는 주로 2011~2013년 이뤄졌으며, 11개 기업과 개인이 개입한 금융거래 규모는 8920만 달러로 집계됐다. JP모건은 해당 거래 관련 기업을 상대로 대북 송금 의심 활동에 관한 경고 조치를 취했다.

미 당국은 2016년과 2019년 중국의 단둥 홍샹산업개발과 그 운영자인 마 샤오홍을 북한의 자금세탁을 지원한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은 당시 중국과 싱가포르, 캄보디아는 물론 미국 등을 통해 북한으로 돈을 송금했으며 그 과정에서 미국의 주요 은행들을 이용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재무부 대북 제재 담당으로 일했던 에릭 로버 씨는 NBC뉴스에 “북한은 상당한 기간 동안 복합적인 방법으로 미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기 위한 합심 공격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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