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7개 행정부 외교정책 관여 ‘냉전종식 설계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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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크로프트 前안보 보좌관 별세… 포드-아버지 부시 정부서 NSC 구축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미국의 3대 외교 거물’로 꼽히는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이 6일(현지 시간) 수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 자택에서 숨졌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향년 95세.

1925년 미 서부 유타에서 태어난 그는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후 리처드 닉슨 행정부에서 군사 보좌관을 지냈다. 닉슨 전 대통령의 1972년 중국 방문에 동행했고, 1979년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때 소련과 체결한 전략외교 제한 협상의 초석을 다져 ‘냉전 종식의 설계자’로도 불렸다.

그는 모두 공화당 소속이었던 제럴드 포드,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두 차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내면서 현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틀을 갖추는 데 기여했다. 두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인물은 그가 유일하며 직간접적으로 총 7명의 대통령을 보좌했다.

북핵 문제에선 1991년 미국의 한반도 전술핵 철수 선언을 주도하며 1992년 남북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이끌었다. 하지만 북한이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자 북핵 시설에 대한 제한적 선제 타격을 주장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 부자(父子)와 매우 친밀한 사이였지만 2002년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 결정을 두고 “이라크가 9·11테러 주범인 테러단체 알카에다와 테러를 공모한 정황은 거의 없다”며 반대했다. 2016년 대선 때도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스코크로프트#전 미국 국무장관#외교 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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