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밀치고, 흑인 여성 목 짓누르고…시위에도 끊이지 않는 美경찰 폭력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5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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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플로이드 씨의 죽음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10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위대를 향한 경찰의 폭력 진압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4일(현지 시간) 뉴욕 버펄로 시위 현장에서 경찰 2명이 말을 걸며 다가온 75세 백인 남성을 손으로 밀쳐 넘어뜨린 뒤 쓰러진 남성이 머리에서 피를 흘리는 데도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나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져 논란이 됐다.

영상에는 “뒤로 물러서라(Move back!)”고 외치며 걸어오던 진압대 무리 중 두 명이 해당 남성을 손으로 밀자 쓰러진 남성이 움직임 없이 오른쪽 귀에서 피를 흘리는 모습이 보인다. 바이런 브라운 버팔로 시장은 해당 남성이 머리에 부상을 입었으며 한때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현재는 안정된 상태라고 전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이날 성명을 발표해 “버팔로에서 사고는 정당화될 수 없는 완전히 수치스러운 일이다. 버팔로 바런 브라운 시장과 논의해 해당 사건에 개입된 경찰관을 즉각 정직시키기로 했다. 경찰은 법을 집행해야할 뿐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시카고에서는 지난달 31일 차에 탄 흑인 여성을 머리채를 잡아 끌어낸 뒤 무릎으로 목을 짓누르는 경찰의 진압 영상이 공개 돼 해당 경찰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 행인이 촬영한 영상에서 경찰은 머리채를 잡고 흑인 여성 미아 라이트 씨를 차에서 끌어내 무릎으로 그녀의 목을 짓누른다. 이번 시위를 촉발하게 된 플로이드 사건 당시 경찰의 진압과 동일한 방식으로 흑인 여성을 제압한 것이다. 경찰이 그녀에게 적용한 혐의는 무질서한 행동(disorderly conduct) 이었다.

라이트 씨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나를 땅에 잡아 던지고 무릎으로 목을 짓눌렀다”며 명백한 이유 없이 자신이 표적 공격의 대상이 된 이유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의 가족들은 사건 당시 슈퍼마켓 체인인 타깃에 파티 용품을 사러 왔다가 매장 문이 닫힌 것을 알고 주차장을 빠져나가려던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라이트 씨 측은 인근 브릭야드 몰에서 약탈과 시위가 벌어지긴 했지만 라이트 가족들은 자신들이 차에서 내린 적이 없다며 경찰을 비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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