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비중 점차 줄고 아시아-중동-남미 유입 늘어… 겨울철 맞은 남반구 감염자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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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로 다양하게 퍼지는 코로나 감염 입국자 출발지

해외에 머물다 한국에 들어온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입국자가 1200명을 넘었다. 특히 해외 입국자의 출발지가 최근 다양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유럽 입국자 비중이 조금씩 감소하는 반면 중국이 아닌 아시아 지역 입국자 중 확진자는 증가세다.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해외 유입 누적 확진자는 1235명이다. 이 가운데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이 전체의 17.3%를 차지했다. 지난달 27일 이후 32일 만에 6.1%포인트 늘었다. 반면 유럽에서 입국한 확진자 비중은 같은 기간 42.9%에서 38.0%로 줄었다.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폭증세가 한풀 꺾인 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중국과 동남아에서 확진자 유입이 많았지만 이후 미국 유럽 지역 위주로 늘더니 최근에는 중동과 남미에서 유입이 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국내 입국자 추이에도 반영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겨울철을 맞고 있는 남반구에선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온도가 낮고 건조한 환경에서 활성화한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보건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2만6417명 늘어난 43만8238명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 9만 명 정도에 불과했던 브라질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불과 한 달도 안 돼 4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문제는 기온이 오른다고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기도 힘들다. 당초 여름철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질 것이라는 예측은 최근 가능성이 낮은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 이달 평균기온이 32도에 달하는 이집트에선 최근 8일 연속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가 700명을 넘어섰다. 28일(현지시간) 이집트의 총 누적 확진자는 2만793명으로, 처음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0명 이상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의 세계 확산 상황을 여전히 엄중하게 보고 있다. 25일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현재의 코로나19 발병률 감소세는 보건당국의 강력한 조치 때문”이라며 “발병이 잦아든다고 해서 수개월 동안 계속 그럴 것으로 가정할 수 없다. 제2의 정점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2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가능성을 경고한 것. 그는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감시체계 개선, 진단검사 등 발병을 줄이기 위한 포괄적 전략을 세워야 제2의 정점에 이르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내 방역당국의 해외 입국자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중국과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들이 여행제한 조치 완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해외발(發) 감염 위험이 커지고 있다. 전병률 차의과대 예방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코로나19 확산 추세는 세계 인구 이동과 접촉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국내에서 확산을 막기 위해선 해외 상황을 시의적절하게 반영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해외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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