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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사르코지 “자존심 좀 접으면 어때” 30일 오바마 부부와 ‘사적인 식사’

입력 2010-03-08 03:00업데이트 2010-03-08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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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니까지 동원 성사시켜… 유럽언론 “외교 쿠데타” 발칵
“그들의 저녁식사는 영국과 독일엔 외교적 ‘쿠데타(diplomatic coup)’에 가까운 충격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사진) 부부가 30일 백악관에서 ‘사적인 저녁식사(private dinner)’를 할 예정”(AP통신)이란 짤막한 보도에 영국 더타임스는 이렇게 전했다. 아무리 세계 최정상의 만남이라지만 쿠데타란 수식은 과해 보인다. 하지만 영국을 포함한 유럽 언론은 난리가 났다.

워싱턴포스트는 “유럽이 흥분한 까닭은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후 유럽 정상과 식사를 하는 게 처음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혈맹을 자처하는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도 백악관 접견실에서 만났을 뿐이다. 더욱이 유럽연합(EU)이 추진했던 5월 스페인 마드리드 미-EU 정상회담에 오바마 대통령이 불참을 통보한 직후라 사르코지 대통령과의 단독 만남은 다른 유럽 정상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는 자존심을 접고 이번 만남에 주력했다는 후문.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이 유럽을 방문할 때마다 엘리제궁에 초대하려 했다. 이번에도 다음 달 미국 워싱턴에서 44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핵 안보 정상회의 기간에 만나려 했지만 미국이 바쁜 일정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보름 사이 두 번이나 대서양을 건너는 수고를 감내하며 이번 ‘저녁 약속’을 성사시켰다고 한다. 영어에 능한 카를라 브루니 여사까지 동원해 미셸 오바마 여사의 마음을 움직였다.

더타임스는 “이번 만남은 그간 미국과의 관계에서 여타 유럽국가에 밀려온 프랑스의 오랜 염원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언론은 프랑스가 최근 세계 정치무대에서 상대적으로 뒷전으로 밀린 원인이 사르코지 대통령의 부실한 대미외교 탓이라고 비난해왔다. 특히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에는 경색에 가까울 정도로 불편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번 만남을 프랑스의 입지 강화는 물론이고 EU에서 힘겨루기 중인 영국과 독일보다 한발 앞설 회심의 카드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의 의중은 뭘까. 가디언 등은 “이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이 자극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러시아와 가까워져 독자노선을 걸을 경우 미국으로선 상당한 부담일 수 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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