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1일, 국민의 기대와 환호 속에 시속 300km로 달리는 고속열차 KTX가 세계에서 5번째로 개통됐다. 운행 초기 경부선과 호남선 2개 노선, 20개 역에 하루 142회 운행하던 열차가 현재는 전국 8개 노선, 69개 역에 하루 381회로 확대됐다. 이용객 수도 개통 …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월 29일자에 4개 면으로 구성된 특별 섹션을 발행했다. 그 섹션을 통상 인쇄되는 신문 섹션들을 바깥에서 감싸도록 했다. 이렇게 탄생한 1면이건만 가장 중요한 머리기사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로 취재 출장을 갔다가 …
“법원장이 직접 재판을 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나요?”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해 12월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다가 갑자기 후배 판사에게 이런 말을 꺼냈다고 한다. 판사들이 머리를 짜내 제안한 재판 지연의 다양한 해결 방안엔 없던 것이었다. 사안이 복잡하고 품이 많이 드는 악성 장기 미…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온 선거 결과에 대한 다양한 예측들이 존재하지만 확실한 것은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선거 이후의 정치가 오늘의 정치에 비해 한 치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더 악화될 것이라는 예상, 그리고 이에 누구나 동의한다는 점이다. 점보트론의 음악에 맞춰 춤추는 선…
2019년 ‘조국 사태’로 스타일을 구겼던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요즘 시민들 환호에 가슴 벅찬 듯 사투리로 “느그들 쫄았제”라고 외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임기 단축, 검찰을 쪼그라뜨린 ‘기소청’ 전환이 핵심 공약이다. 전혀 다른 세계관을 가진 두 세력은 서초동 1차 전투에 이…
올 2월 17일 세계 에너지시장을 들썩이게 할 소식이 전해졌어요.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미국과학진흥협회 연례회의에서 발표한 내용 때문이었어요. USGS는 골드수소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추후 공개할 거라고 밝혔어요.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새 시대의 보물지도’가 탄생…
앙겔라 메르켈(70·사진)은 독일의 제8대 연방 총리로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입니다. 원래는 양자물리학을 연구한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헬무트 콜 전 총리에게 발탁되면서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2005년부터 2021년까지 4번 연속 집권하면서 16년간 총리로 재임합니다. 이 때문에 메…
● 유래: 중국 남송의 학자 주희(朱熹)가 훈학재규(訓學齋規)에서 “독서에는 삼도(三到)가 있다. 심도와 안도, 구도를 말한다. 마음이 여기에 있지 않으면 눈은 자세히 보지 못한다. 마음과 눈이 한곳에 집중하지 않으면 그저 되는 대로 외워 읽는 것이라 결단코 기억할 수가 없고, 기억한…
얼마 전 챗GPT의 놀라운 힘에 관해 트렌드 전문 강사의 강의를 들었어요. 강사는 챗GPT의 기원과 변천사에서 시작해 챗GPT가 인간을 대체할 영역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줬어요. 그는 “여기 여러분의 일자리는 대부분 챗GPT에 의해 사라질 것”이라면서 “앞으로 인간은 데이터 정리가 아…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골프 교습가 중 한 명인 고덕호 프로(62)는 60대의 나이에도 투어 프로들이 사용하는 백 티에서 70대 중반을 친다. 그는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한 달에 두세 번은 은퇴한 프로들이나 아마추어 챔피언들과 라운드를 한다. 비용 부담은 철저히 ‘N분의 1’이다.…
충돌 방지용 새가 그려진 유리 위에서 진짜 새들이 한가로이 쉬고 있어요. 마치 “우리도 유리 정도는 알아” 하는 듯해요.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에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모스크바 테러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져 갈 것 같다. 러시아는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 기회에 연일 최대한 엄포를 놓고 있다. 우리는 분노했고, 무슨 짓이든 하겠다고 선포함으로써 서방세계가 지원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에 휴전이나 항복을 설득하게 하려는 의도가 분명하…
《“이미 물건을 다 팔았는데 더 높은 가격을 부르는 사람이 있다며 데려오기를 좋아한다.” 그리스 철학자 테오프라스토스(기원전 371∼기원전 287년)가 묘사한 ‘눈치 없는 사람’의 특징이다. 이 연재의 첫 꼭지를 테오프라스토스로 시작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가 남긴 ‘성격의 …
필자가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내기 전에 이미 상당한 마니아층을 갖고 있었던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유튜브를 통해 염세주의로 널리 알려졌다. 특히 인간관계를 끊고 혼자 살라는 조언은 200년 전 ‘꼰대’ 철학자의 ‘팩폭’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대학교 강의에서도 거의 다…
‘조국 현상’이 반짝하다 끝날 거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이렇게 견고할 줄은 몰랐다. 여론조사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10명 중 2명은 4·10총선 비례 투표에서 조국혁신당을 찍겠다고 한다. 호남에선 민주당의 위성정당 지지율을 앞질렀다고 하고, 다른 지역에서도 20%에 근접한 지지 의향을 보…
쌈직한 가격에 풍성한 밥상을 차리기엔 양배추만 한 채소가 없다. 크기도 큼직하고 절여 먹어도, 삶아 먹어도, 볶아 먹어도 맛있는 ‘만능 채소’다. 덕분에 흙대파가 금(金)대파가 되고 상추 낱장을 세면서 먹는 수상한 시절에도 듬직하게 밥상을 지켜 왔다. 그랬던 양배추마저 귀해질 모양이다…
《최장수 삼성의료원장이자 ‘이건희 주치의’였던 이종철 전 원장이 경남 창원의 보건소장으로 자리를 옮긴 건 70세이던 6년 전이었다. “고향에서 마지막 의료활동을 하고 싶다”고 했었다. 그렇게 4년간의 창원살이를 마치고 자유인으로 돌아갔던 그에게 올해 초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강남구…
한미 방위비 협상이 곧 시작된다고 한다. 이번 협상에서 논의될 방위비 분담금은 2026년부터 적용된다. 유효 기간이 1년 9개월가량 남은 기존 협정을 두고 벌써 협상을 시작하는 것은 올 11월 열릴 미국 대선을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조기 협상 제안은 미국이 먼저 꺼냈다고 한다. 도…
넷플릭스의 공상과학(SF) 드라마 ‘삼체’에는 태양이 3개인 문명이 나온다. 예측할 수 없는 공전 주기 때문에 기후가 온화한 항세(恒世)와 지옥 같은 난세(亂世)가 불규칙하게 반복된다. 난세엔 3개의 태양이 동시에 떠서 대지가 불바다가 되기도 하고, 태양과 너무 멀어져 바다가 얼어붙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