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범 의혹이 제기됐던 배우 조진웅(49·본명 조원준)이 은퇴를 선언했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이미 법적 제재가 끝난 사안에 대한 생매장 시도라며 그를 옹호하는 여론이 형성되면서다. 다만 피해자의 트라우마와 2차 가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 “교육 강조하는 소년법 취지에 어긋나”
공개적으로 조진웅을 옹호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인물은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명예교수다. 그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진웅의 경우 청소년 시절에 잘못했고, 응당한 법적 제재를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교수는 특히 이번 사건이 소년법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소년 범죄는 처벌을 하면서도, 교육과 개선 가능성을 높여서 범죄의 길로 가지 않도록 한다. 이게 소년사법 특징”이라며 “소년원이라 하지 않고, 학교란 이름을 쓰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자신의 과거 잘못을 내내 알리고 다닐 이유도 없다. 누구나 이력서, 이마빡에 주홍글씨 새기고 살지 않도록 만들어낸 체제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진웅이 은퇴 선언을 번복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한 교수는 “(조진웅이) 생매장 당하지 않고 맞서 일어나 우뚝 서야 한다”며 “남 따라 돌 던지는 우매함에 가세 말고, 현명하게 시시비비를 가리자. 도전과 좌절을 이겨내는 또 하나의 인간상을 그에게서 보고 싶다”고 말했다.
현직 판사인 류영재 의정부지방법원남양주지원 판사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페이스북에서 “미성년자의 재사회화라는 사회의 책무이자 약속이기에 소년 재판은 비공개한다. 소년보호처분은 전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배우 조진웅이 자신의 죄를 얼마나 사죄하고 반성했는지, 그 후 죄짓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왔는지, 즉 지금은 어떤 사람인지. 중요한 건 이쪽일 것 같다”고 했다.
●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
배우 조진웅.다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 교수의 게시글에는 그의 주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여럿 댓글로 달렸다. “당한 사람들은 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TV에서 계속 봐야하는 고통을 안고 살아간다. 그건 2차 가해다. 은퇴하는 게 맞다”, “대중에게 노출되지 않는 직업이었다면 가능한 일이지만 대중에게 노출되는 직업인 이상 (은퇴 번복은) 불가능하다” 등이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 교수 등을 겨냥해 “다들 제 정신인가? 좌파 범죄 카르텔 인증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조진웅은 가명을 쓰고 범죄 전과를 감추며 온갖 정의로운 척 위선으로 지금의 지위를 쌓았다”며 “피해자들은 평생을 고통에 헤맨다. 가명 때문에 당시 극악했던 범죄자가 조진웅인지 모르고 지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