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맞아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김병준)가 내달 1일부터 62일간 대국민 집중 모금 캠페인 ‘희망2026나눔캠페인’에 돌입한다. 올해 캠페인은 목표 모금액을 4500억 원으로 제시하며, 사회 변화에 맞춘 새로운 모금 방식과 배분 체계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이번 캠페인은 ‘행복을 더하는 기부, 기부로 바꾸는 내일’을 슬로건으로 전국 17개 시·도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전년 목표액(4497억 원)보다 조금 상향된 금액을 제시한 만큼, 오프라인 참여뿐 아니라 디지털 모금 플랫폼, 가상자산 기부 등 새로운 참여 방식이 대거 적용될 전망이다.
MZ세대 겨냥한 ‘새 온도탑’…“기부를 놀이로 경험하게”
희망2026나눔캠페인 사랑의온도탑 ‘사랑은 굴뚝을 타고’ 시안. 사랑의열매 제공 올해는 시민 참여를 상징해온 ‘사랑의온도탑’이 새로운 디자인으로 교체됐다. 대국민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사랑은 굴뚝을 타고’는 20대 대학생이 제안한 작품으로, “시민의 따뜻한 기부 온기가 굴뚝을 통해 하늘로 올라간다”는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사랑의 온도탑은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전국 17개 시·도 지회에 동시에 설치되며, 나눔목표액의 1%인 45억 원이 모일 때마다 나눔온도 1도가 올라간다.
특히 올해 온도탑은 단순 조형물을 넘어 ‘체험형 공간’으로 확장했다. 온도탑 하단에는 MZ세대의 놀이문화를 반영한 ‘리워드형 기부존’이 신설돼, 카드·현금·QR·토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부가 가능하다. 기부금은 전액 성금으로 사용되고, 3000원짜리 키링 뽑기 등 누구나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 요소도 도입됐다.
NFT·비트코인도 기부…“디지털 자산, 더 이상 예외 아냐”
사랑의열매는 2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랑의 온도탑’을 다음달 1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남측 광장에 세운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사랑의열매 김형철 부회장, 김병준 회장, 황인식 상근이사.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올해 캠페인의 가장 큰 변화는 ‘기부 수단의 확장’이다. 사랑의열매는 8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비현금성 자산·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기부 기반을 마련해 왔다. 내달에는 NFT를 발행해 구매자용(판매형)과 고액 가상자산 기부자 예우용(비매품형) 두 종류로 출시하고, 수익금을 지역사회 위기 가구에 지원할 계획이다.
김병준 사랑의열매 회장은 “그동안은 가상자산을 가진 분들이 기부하려면 그것을 다시 현금화 해야하는 복잡한 절차가 필요했다”며 “문제는 과연 기부 단체가 가상자산을 받아도 되는지와 가상자산의 큰 변동성을 어떻게 관리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실무자들이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금융감독위원회를 비롯해 이 분야의 제도적인 것들을 갖춰가면서 실험적인 시도를 하고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는 디지털 자산을 통한 고액 기부가 처음으로 발생했다. 기업 기부로 5개 비트코인, 개인 기부자로부터 1개 비트코인이 전달됐다. 사랑의열매는 이를 통해 디지털 자산 기부가 점차 확산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한국 주요 거래소에서 개당 1억 8000만 원 수준으로 치솟았으나 현재는 폭락해 1억 3000만 원 전후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황인식 사랑의열매 사무총장(상근이사)은 “기부 받은 비트코인은 위원회를 통해서 곧바로 처분 하고 있다”며 “6개 모두 바로 현금화해서 현재 갖고 있지 않다. 다 기부 처리가 됐다”고 전했다.
새 복지 수요 반영한 ‘3대 배분 어젠다’ 첫 적용
사랑의열매는 올해 7월부터 사회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복지 수요를 반영해 배분 대상과 영역을 확정했다. 캠페인을 통해 모인 성금은 ‘3대 배분 어젠다’(생활안정·역량강화·위기대응)를 적용해 지원할 예정이다.
‘생활안정’ 분야는 취약계층과 복지 사각지대의 기본 생활을 보장하고, 지역사회 내 위기·고립 1인 가구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지원한다. 또한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 놓인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생계·주거·의료비 등을 긴급 지원한다.
‘역량강화’ 분야는 아동부터 노인까지 전 세대가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 진로 탐색과 학습 지원, 교육 기자재 지원을 비롯해 시설거주 장애인의 자립생활 기술훈련과 전환기 교육, 자립 초기 주거·생계 지원 등이 포함되며, 취약계층의 노동시장 참여와 경제적 자립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추진한다.
‘위기대응’ 분야에서는 사회문제와 재난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청소년 약물·온라인 도박 등 중독 예방과 생명존중 문화 확산, 경계선 지능아동·미등록 이주아동·고령 장애인 등 대상별 맞춤 돌봄을 강화한다. 더불어 폭우·혹서·혹한 등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 상황과 에너지 빈곤 문제에 대한 대응체계를 고도화한다.
12월 1일 광화문광장 중심으로 62일 간의 여정 시작
희망2026나눔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는 출범식은 12월 1일 오후 2시, 광화문 남측광장에서 열린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채시라 사랑의열매 홍보대사, 백은별 서울 사랑의열매 최연소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김병준 사랑의열매 회장 등이 참석해 출발을 알린다. 출범식에서는 사랑의온도탑 제막식과 기부금 전달식 등 나눔온도 100도 달성을 위한 다채로운 퍼포먼스가 진행될 예정이다.
캠페인 기간 동안 특별 홈페이지 운영하고 온라인 플랫폼 모금함 개설, SNS 기반 스토리 콘텐츠 등 디지털 홍보를 강화해 시민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겨울철 난방비·방한용품 지원과 연계한 온라인 펀딩, 카카오톡 이모티콘 배포 등 참여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전국 17개 시·도 지회와의 공동 캠페인도 추진한다. 지역 연계 모금, 착한가게·나눔리더 릴레이, 지회 출범식 및 기부자 행사 등 지역 특성을 반영한 프로그램을 확대해 전국적인 나눔 분위기를 확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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