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골드만 삭스’ 시동… 원금보장 고수익 상품 연내 나올듯

  • 동아일보

첫 IMA 사업자에 한투-미래에셋證
이달 금융위 의결 거치면 본격 사업
증권사, 자기자본 300% 자금 조달
스타트업-벤처 등 25% 투자 ‘활로’

‘한국판 골드만 삭스’를 육성하기 위해 2017년 도입한 종합투자계좌(IMA) 제도가 본격 시행을 코앞에 두고 있다. 투자자들에겐 원금 보장이 되는 고수익 금융상품이라는 선택지가 생기는 셈이다. 증권사들은 대규모 자금 조달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적으로는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자금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본격적인 IMA 사업 준비에 돌입했다. 전날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정례회의에서 두 회사에 대한 ‘자기자본 8조 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 안건을 심의해 의결했다. 이달 중 금융위 정례회의 의결을 거치면 두 회사는 IMA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 투자자는 고수익, 증권사는 레버리지 효과

IMA는 자기자본 8조 원 이상인 종투사가 원금 보장 의무를 지는 대신 고객 예탁금의 70% 이상을 기업금융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금융상품이다. 보통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금융업(발행어음)보다 만기가 긴 편이다. IMA는 원금이 보장되면서 수익률도 예·적금보다 높아 금리 인하 국면에서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 등에 투자해 1∼2년 만기로 연 3.5∼3.7%의 수익률(성과보수 차감 후)을 추구하거나 만기를 3∼7년으로 정하는 대신 중견·중소·벤처회사 지분 투자나 회사채에 투자해 연 4.8∼6.6% 수준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 이르면 연내에 IMA 상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2017년 금융당국은 한국판 골드만 삭스를 육성하는 취지로 발행어음과 IMA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IMA는 발행어음과 달리 지정 기준이 모호한 탓에 실제 인가되는 기업을 배출하지 못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자기자본 기준(8조 원)을 만족하는 증권사들의 추가 인가 신청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IMA 인가를 받은 종투사들은 자기자본의 최대 3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사업에서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낼 수 있게 된다. 6월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이 12조2600억 원,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 10조2600억 원인 만큼 두 회사는 30조 원이 넘는 자본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 모험자본 운용 상품, 투자 위험 유의해야

IMA 사업자는 2028년까지 조달한 고객 예탁금의 최대 25%까지 스타트업, 벤처기업 등 모험자본 부문에 공급해야 한다. 성장 기업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 대신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은 현재 30%에서 10%까지 줄여야 한다.

국내 한 벤처투자사 대표는 “대형 증권사들의 IMA가 활성화될수록 벤처 생태계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초대형 IMA 사업자와 벤처캐피털이 가진 강점을 살려 생태계를 키우는 협업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금융, 모험자본 등의 투자 영역은 종투사의 운용 역량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어 투자자들이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편 증선위는 키움증권의 발행어음 사업을 인가했다. 2021년 미래에셋증권 이후 4년 만에 5호 발행어음 사업자가 나왔다.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을 가진 발행어음 사업자는 IMA 사업자 2곳과 NH투자증권, KB증권 등 4곳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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