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거래소로 출범 8개월만에
한국거래소 거래액 절반에 육박
점유율 규제 ‘15% 룰’ 두고 논란
한전-카카오 등도 거래 일시중단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대금이 출범한 지 8개월 만에 한국거래소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불어났다. ‘코스피 4,000 시대’를 맞아 투자자가 늘며 대체거래소가 열리는 출퇴근 시간에 부지런히 투자한 직장인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 대체거래소 거래대금, 한국거래소의 절반가량
11일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넥스트레이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3조3158억 원으로 한국거래소 일평균 거래대금(26조9695억 원)의 49.4%에 달했다.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한 3월 기준 일평균 거래대금은 6782억 원이었다. 한국거래소 일평균 거래대금(17조1757억 원)의 3.9%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대체거래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넥스트레이드에서는 정규 거래 이전인 오전 8시부터 오전 8시 50분까지 프리마켓이, 정규 거래를 마치고 단일가매매 10분이 지난 뒤 오후 3시 4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애프터마켓이 운영된다. 정규 거래 시간(오전 9시∼오후 3시 반)엔 넥스트레이드와 한국거래소가 동시에 운영된다.
9월 코스피가 전 고점을 깨고 사상 최고가 경신을 시작하면서 넥스트레이드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활발하게 불어났다. 지난달 29일 넥스트레이드는 거래량이 31만4808건, 거래대금이 20조3844억 원으로 커졌다. 당시 코스피는 4,000을 넘겨 4,100을 노리던 중이었다. 이날 한국거래소의 거래대금은 코스피 22조331억 원, 코스닥 9조2681억 원 등 31조3013억 원이었다.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대금 비중이 한국거래소의 65%에 달한 셈이다.
정규시장 외 거래인 프리·애프터마켓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2조 원 규모로 성장하며 넥스트레이드의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9월 프리·애프터마켓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넥스트레이드 전체 거래의 약 30%를 차지했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정규장이 마감된 뒤 발생한 이슈나 미국 뉴욕 증시에서 있었던 이벤트에 적극 대응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 ‘15% 룰’ 두고 찬반 논란
다만 이른바 ‘15% 룰’로 불리는 점유율 규제 때문에 일부 종목의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 규제에 따라 대체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종목들은 전체 시장 거래량의 15%, 종목별 거래량의 30%를 넘지 못하게 돼 있다. 3월만 해도 넥스트레이드에서 거래할 수 있는 종목은 795개에 달했지만, 8월 79개, 9월 66개 종목이 줄었다. 이달 들어 20개 종목이 추가로 줄어들며 630개 종목만 거래가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각종 규제가 적용되는 정규거래소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대체거래소 간에 공정한 경쟁과 시장 안정성을 위해 규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아직 대체거래소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거래되지 않고 기관의 참여도 미미한 만큼 시장의 쏠림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9월 30%의 종목별 한도 규제는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했지만, 15%의 시장 전체 한도 규제는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대체거래소가 78개인 미국, 3개인 일본 등과 비교했을 때 대체거래소의 점유율이 낮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서는 일부 종목의 거래 중단이 프리·애프터마켓의 효용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거래 중지 종목에는 한국전력, 카카오, 미래에셋증권 등 시가총액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종목들이 포함됐다. 한국전력은 3∼10월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 순위 3위에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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