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따라 마이너스 수익률 발생
연평균 증가액 122억달러 수준
美투자 한도 200억달러 못 미쳐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대미 투자 재원으로 쓸 외화자산의 위탁 운용 수익률이 4년에 1번꼴로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한국의 국부펀드가 앞으로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낼 수 있어 대미 투자 재원 조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한국투자공사(KIC)가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IC는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11.7% 수익률을 거뒀다. KIC가 운용 중인 외화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2065억 달러(약 302조 원)에서 올해 9월 말 2276억 달러로 211억 달러 증가했다.
한미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은 연 200억 달러 한도로 총 2000억 달러를 미국에 현금으로 투자해야 한다. 정부가 한미 협상 과정에서 고려한 대미 현금 투자 재원 조달 방식은 크게 네 가지다. 한은이 KIC에 위탁한 외화자산 운용 수익과 기획재정부가 KIC에 위탁한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운용 수익, 한은 외자운용원의 자체 외화 자산 운용 수익, 외화 표시 채권 발행이다. 이 중 KIC에 위탁된 외화자산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문제는 KIC가 시장 여건에 따라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KIC가 한은으로부터 10억 달러를 처음 위탁받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햇수로 20년간 5차례에 걸쳐 운용 손실이 발생했다. 2008년과 2011년, 2015년, 2018년, 2022년 등에 손실이 있었다. 4년에 1번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직후인 2022년엔 수익률이 ―14.4%로 떨어졌었다. 2014∼2024년 KIC 운용 외화자산은 847억 달러에서 2065억 달러로 10년 동안 1218억 달러 증가했다. 자산 증가액이 연평균 122억 달러 정도로 대미 투자 연간 한도인 200억 달러에 못 미친다.
대미 투자 재원을 조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운용 중인 외화자산은 위험자산에도 투자돼 있어 확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대미 투자금을 충분히 감당할 수 없을 테니 정부가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