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코리아’에 환율 1460원 육박…코스피도 4000선 내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7일 16시 58분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돼 있다.  2025.11.7/뉴스1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돼 있다. 2025.11.7/뉴스1
닷새째 이어진 외국인의 ‘셀 코리아’(국내 증시 순매도)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4월 초 이후 장중 1460원에 육박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에 코스피는 10거래일 만에 4,000을 밑돌았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9.2원 오른 1456.9원으로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4월 9일(1484.1원) 이후 가장 높은 종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458.6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관세 불확실성이 높았던 4월 10일(야간 거래 포함·1,465.7원) 이후 가장 높았다.

원-달러 환율은 한미 관세협상 관련 지연 논란이 나오기 시작하던 9월 중순부터 1400원대로 올라선 상태다. 이후 지난달 말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지만 달러 강세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순매도가 더해지며 상승세가 커졌다.

외국인은 7일 코스피에서 4791억 원 순매도하며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지며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81% 하락한 3,953.76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4,000선이 깨진 것은 지난달 27일 4,000포인트를 돌파한 뒤 처음이다.

글로벌 증시에서 인공지능(AI) 주식 고평가 논란이 재점화되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많이 오른 반도체와 AI 인프라 주식 등에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만 7조2666억 원을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의 순매도 여파로 코스피는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고, 원-달러 환율에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사상 최대 규모로 커진 해외 투자도 달러 수요를 키웠다. 한국은 올해 1~9월 누적 경상수지 827억7000만 달러를 거뒀는데, 같은 기간 직접투자와 증권투자에서 809억9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즉 제품, 서비스 수출로 벌어온 달러가 개인,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해외 증권(주식· 채권) 투자와 기업의 직접투자로 대부분 나간 셈이다. 때문에 ‘경상수지 흑자’가 곧 ‘원화 강세’로 이어지던 과거의 공식이 더이상 작동하지 않고, 환율의 중심축이 경상수지에서 글로벌 자금 이동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은 양국 간의 경제적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결정한다”며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시장이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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