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유명 금융회사를 사칭하며 온라인 리딩방(주식 추천방)을 운영한 조직이 적발됐다. 금융감독원과 경찰청의 공조로 대규모의 해외 리딩방 사기를 적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일 금감원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190억 원 규모의 리딩방 사기를 벌인 54명의 조직원을 붙잡아 범죄단체 조직 등의 혐의로 경찰에 넘겼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5월 캄보디아에서 500여 명으로 꾸려진 조직이 온라인 리딩방 사기를 준비 중이라는 내부 조직원의 제보를 받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실제로 이 조직의 중국인 총책은 범행 시나리오를 작성했으며 한국 조직원이 이를 한글로 바꾸는 번역조, 피해자를 유인하는 상담조, 대포통장 모집조 등으로 역할을 나눠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조직은 영국 현지 금융사를 사칭해 피해자를 온라인 리딩방으로 유인한 뒤 일정 기간 안부 인사와 주식 정보를 나누며 친밀감을 쌓았다. 이후 피해자와 소통이 원활해지면 가짜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를 유도해 투자금, 수수료 명목 등으로 금전을 빼돌렸다. 금감원은 범죄 과정에서 사용된 텔레그램 계정을 확보했고 증거 자료와 조직원 정보를 경찰에 전달했다.
금감원은 내부 조직원의 제보 덕분에 대규모 사기를 적발했다고 보고 제보자에게 100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이행정 금감원 민생침해대응총괄국장은 “불법 금융 행위를 인지하고 검거하려면 국민들의 적극적인 신고와 제보가 필요하다”며 “제보자에 대한 최대 포상금액을 대폭 상향해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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