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루마니아서 대폭 철수…‘러에 잘못된 신호’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30일 11시 52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APEC CEO 서밋’에서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 2025.10.29 사진공동취재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APEC CEO 서밋’에서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 2025.10.29 사진공동취재단
중국 견제를 위해 전 세계 주둔 미군의 재편을 추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동유럽 루마니아에 배치된 병력 1200여 명을 축소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뒤 유럽 주둔 미군의 첫 감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지는 유럽 주둔 미군 감축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집단 방어 체제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한국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끝내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이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중요한 일도, 큰 문제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 육군은 29일 성명을 내고 루마니아에 배치됐던 101공수사단 2보병여단 전투부대가 미국 켄터키주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에 대해선 “균형잡힌 미군 전력 배치”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부대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됐다. 이번 철수로 루마니아에 남은 미군의 수는 1000여 명으로 줄어든다. 로이터통신 등은 루마니아 인근 국가인 헝가리, 불가리아, 슬로바키아 등에 순환 배치됐던 미군 여단의 일부도 연쇄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조치를 두고 미국 집권 공화당의에서도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포함해 동유럽권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러시아의 군사 행위에 대한 대응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로저 위커 상원 군사위원장과 마이크 로저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공동 성명에서 “미군 철수 결정은 억지력을 약화시키고 러시아의 추가 공격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에 미온적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일이라고도 비판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돕고 있는 친(親)러 국가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리투아니아 측은 자국 주둔 미군은 줄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폴란드가 원한다면 더 많은 미군을 보낼 수도 있다. 폴란드에는 계속 주둔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마니아#유럽#미국#중국#주둔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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