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한강서 치킨 한 마리 못 시켜…기본 결제도 안 된다“

  • 뉴스1
  • 입력 2025년 10월 22일 09시 02분


정연욱 “관광소비 100조는 구호뿐…교통·결제 가장 불편”
“EMV 결제 보급률 10%… 해외 카드로 충전도 못 해”

서울 남산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도심 전경을 감상하고 있다. 2025.10.12/뉴스1
서울 남산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도심 전경을 감상하고 있다. 2025.10.12/뉴스1
정부가 ‘관광소비 100조 원, 방한 관광객 3000만명’을 내세우고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가장 불편을 호소하는 분야는 여전히 교통·결제 등 기본 인프라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이 한국에서 가장 불편하다고 답한 항목은 교통(19.7%), 음식(13.5%), 언어(13.3%), 방문지 정보(11.7%) 순이었다.

정 의원은 “한강에서 치킨 한 마리도 시켜 먹지 못하는 나라가 현실”이라며 “이는 단순한 편의 수준 문제가 아니라 소비 자체가 막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특히 외국인 결제 불편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오프라인 결제의 74%가 비접촉식(EMV) 결제 방식이며 영국·싱가포르·호주는 90% 이상을 차지하지만, 한국은 10% 수준에 그친다. 이에 따라 애플페이·구글페이 등 해외 결제 서비스가 매장에서 인식되지 않거나 오류가 반복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 의원은 “관광소비 100조 원을 목표로 하면서 기본 결제조차 제대로 안 되는 나라가 한국”이라며 “결제 인프라 개선 없이는 외래 관광객 소비 확대도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교통 시스템에서도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티머니 교통카드는 해외 신용카드로 충전이 불가능하고, 아이폰 이용자는 모바일 티머니를 사용할 수 없다. 지하철 무인 발권기와 시외버스 예매 시스템에서도 해외 카드 결제 오류가 빈번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 의원은 “런던은 2012년, 뉴욕은 2019년부터 해외 카드 한 장으로 지하철을 탈 수 있는데 한국은 여전히 20년 전 방식에 묶여 있다”며 “배달앱은 켤 수 있지만 주문은 못 하고, 교통카드는 사도 충전을 못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K-콘텐츠는 국경을 넘었지만 K-서비스는 국경 안에 갇혀 있다”며 “관광공사가 할 일은 홍보 포스터를 만드는 게 아니라 관광객이 실제로 소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오고 싶고, 머물고, 다시 찾고 싶은 나라가 되려면 한류보다 먼저 불편부터 치워야 한다”며 “정부가 목표 수치보다 이용 환경 개선에 우선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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