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인 300여 명이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됐다가 풀려난 조지아주의 현대차 공장 건설 현장이 구금 사태 이전부터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는 미국의 주요 경제지 보도가 나왔다.
현대자동차가 2022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건설 중인 76억 달러 규모의 전기차 및 배터리 공장에서 지금까지 총 3명의 근로자가 사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현대차의 조지아 공장 건설현장이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의 대규모 단속 대상이 되기 전부터 노동자들 사이에 “위험하고 생명을 위협하는(dangerous and deadly)” 현장으로 악명이 높았다고 표현했다.
현대차가 2022년 공장건설을 시작한 이후 3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으며, 이는 현장 규모에 비해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라고 WSJ은 지적했다.
첫번째 사망자는 건설 시작 6개월 후 35세의 빅터 감보아로 공장 도장 건물 위에서 중심을 잃고 18미터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그는 안전줄을 착용하고 있었지만 건물 프레임의 날카로운 모서리가 추락하면서 안전줄이 끊어져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은 감보아의 사망이 피할 수 있었던 일이라며, 감보아가 소속됐던 현대차의 현지 하청업체가 적절한 안전 장비를 제공하지 않은 것에 대해 ‘명백한 무관심과 고의적 위반’이었다며 16만 달러 이상의 벌금을 부과했다. 벌금은 이후 1만5625달러로 감액됐다.
이후 2024년 봄 지게차 관련 사망 사고가 2건이 발생했는데 3월 45세 한인으로 추정되는 유선복씨는 지게차에 치여 사망했고 두 달 뒤인 5월 27세 앨런 코왈스키씨가 지게차에서 떨어진 짐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또 WSJ이 연발ㅇ 기록을 검토한 결과, 사망 사고 외에도 수십 명의 근로자가 중대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십여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안전 장치 없는 추락이나 지게차에 깔리는 등의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한 신규 이민 노동자가 장갑이나 다른 필수 안전 장비 없이 고압가스 등 작업을 하다가 가위형 리프트에서 감전되는 사고가 있었다.
WSJ은 현장 안전을 감독했던 직원들을 포함해 20여 명의 전·현직 근로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공장이 경험이 부족한 이민 노동자들이 다수 투입됐고 안전 기준이 느슨했으며 사고가 빈번했다는 이들의 발언을 전했다. 전현직 근로자들은 WSJ에 “현대차가 적절한 교육을 보장하지 않았고, 안전 규제 당국도 현장 위반을 방지하는 데 소극적이었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북미법인의 최고경영자(CEO) 호세 무뇨스는 WSJ에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즉각적이고 포괄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나는 직접 조지아를 방문해 직원들에게 안전이 생산 일정, 비용, 이익보다 우선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공장은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지난달 미국 국토안보부가 단일 사업장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이민 단속을 벌여 수백 명의 한국인 노동자를 구금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대규모 구금 사태 이후 중단됐던 공장 건설은 현재 재개됐으며, 완공 시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 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