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만에 가요계 돌아온 박광현

임희윤 기자 입력 2021-04-19 03:00수정 2021-04-19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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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등이 부른 히트곡들 작곡
1998년까지 싱어송라이터 활약
긴 투병-공백기 끝내고 복귀
1집 ‘한송이…’ 리마스터 음반 내
13일 서울 강남구 선릉로 ‘사운드 트리’ 스튜디오에서 만난 싱어송라이터 박광현 씨.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승철의 작곡가로 유명한 싱어송라이터 박광현 씨(56)가 무려 23년 만에 가요계로 돌아온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을 담은 출사표라고 봐주세요.”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사운드 트리’ 스튜디오에서 만난 그가 수줍게 꽃다발처럼 음반을 건넸다. 그의 1집 ‘한송이 저 들국화처럼’(1989년)이다. 옛 앨범이되 새 음반이다. 박 씨는 26일 1집의 리마스터(음향 보정) 버전 음반을 내놓는다. 32년 전 녹음한 악기 소리들을 미세하게 매만지고 타이틀곡 ‘한송이 저 들국화처럼’의 자필 악보와 미공개 사진도 실어 새로 꾸몄다. 기획과 새 디자인은 당대에 함께 활동한 듀오 ‘아침’의 유정연 씨가 맡았다.

박 씨는 “이번 작업을 위해 1집을 다시 들어봤는데 생각나지 않았던 부분들까지 들리며 대단히 새롭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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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부활’ 출신의 이승철이 솔로가수로 안착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작곡가가 박광현이다.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 ‘사랑하고 싶어’ ‘그대가 나에게’가 모두 박 씨의 작품. 그가 지은 ‘잠도 오지 않는 밤에’는 후에 김건모의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의 뼈대가 됐다. 신승훈의 ‘우연히’도 박 씨가 작사 작곡했다.

‘한송이 저 들국화처럼’ ‘풍경화 속의 거리’ ‘이 빗속에’ 등이 담긴 박 씨의 1집은 끈적끈적한 비애의 정서를 애절한 창법과 악곡에 담아낸 명작.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기타, 편곡)과 고 전태관(드럼), 송홍섭(베이스기타), 김효국(신시사이저) 등 당대 일류 연주자가 참여했다. 마니아층을 이끈 박 씨의 음악 세계는 그러나 1998년 5집을 끝으로 침묵했다.

“2000년부터 7, 8년간 간경화로 투병했습니다. 지금은 건강을 되찾았죠. 아들들이 자랄 때 음악을 제가 직접 가르쳤는데 이젠 그들이 제게 최신 음악을 가르쳐주고 있죠.” 맏아들 건우 씨는 ‘청담동박건우’란 예명으로 NCT 127, 갓세븐의 노래를 만든 아이돌 작곡가다. 막내아들도 미국 뉴욕에서 재즈 공부를 하고 있다. “아들들과 함께 ‘쇼미더머니’를 보기도 해요. 제 음악에 2021년의 첨단 사운드를 입히는 안도 고민 중입니다. 제 음악의 기반엔 여전히 기타가 있긴 하지만요.”

서울대 국악작곡과 출신인 박 씨는 1994년 ‘아침’의 이영경 등과 재즈 퓨전 그룹 ‘데이지’를 결성해 대금을 결합한 실험적인 국악 퓨전곡 ‘여울목’을 내기도 했다. 그는 “새 음악에도 국악을 접목해볼 생각이 있다. 이르면 하반기부터 싱글을 연달아 낸 뒤 모아서 6집을 내는 안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데뷔 앨범은 20대 시절 제 삶의 집합체여서 더 애착이 갑니다. 23년의 긴 공백기를 담아낼, 제2의 데뷔와 같은 새 음악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싱어송라이터#박광현#이승철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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