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미국 여정의 마지막은 그래미…상 받고 싶다”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24일 10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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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한 꿈→시상자→퍼포머→수상자?
외신들 "방탄소년단, 그래미 후보 지명 가능성 높다"

“그래미가 ‘마지막 조각’인 것 같아요. 마치 미국 여정의 마지막 한 장인 것처럼.”(RM)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팝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마지막 여정을 시작한다. 24일 오전 9시(한국시각 25일 오전 2시) 발표되는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노미네이트될 지 관심을 끈다.

방탄소년단 리더 RM은 23일(현지시각) 공개된 미국의 저명한 남성 잡지 ‘에스콰이어’의 ‘윈터(Winter) 2020/21’ 커버 모델 인터뷰에서 그래미 어워즈에 대해 “후보에 오르면 좋고, 될 수 있으면 수상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티스트, 작사가, 제작자 등이 속한 음악 전문가 단체인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아카데미(NARAS)가 1959년부터 주최해온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에서 최고 귄위를 인정 받는다. 미국이 팝의 본고장인 만큼 세계 대중음악계 시상식의 성지로 통한다. 총 84개 부문의 수상자를 가린다.

방탄소년단은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내년 1월31일에 열리는 이번 시상식에 7개 부문 후보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발매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로 ‘올해의 앨범’, ‘베스트 팝 보컬 앨범’ 등에 후보로 지원했다. ‘맵 오브 더 솔 : 7’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르는 등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방탄소년단, K팝 새 역사…‘그래미’ 수상하면, 그랜드슬램 달성
방탄소년단은 연신 K팝의 새 역사를 써왔다. 영국 런던 웸블리를 비롯한 스타디움 월드투어, ‘빌보드200’ 1위에 이어 치근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1위까지 K팝의 전인미답을 개척해왔다.

팬덤 아미들 사이에서는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의 예언이 회자되고 있다. 슈가는 ‘민스트라다무스’(민윤기+노스트라다무스)라는 수식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자신이 언급했던 방탄소년단 목표를 멤버들과 함께 다 이뤄냈다.

‘빌보드 200’ 1위, ‘핫 100’ 10위권 진입은 일찌감치 이뤄졌고 그가 “이왕이면”이라며 바란 ‘핫 100’ 1위, 스타디움 투어도 성사됐다. 이제 슈가의 발언 중 ‘그래미 수상’만 남았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그래미 어워즈’와 함께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통하는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는 수상했다. ‘그래미 어워즈’만 수상하면, ‘그랜드 슬램’이 달성된다.

막연한 꿈→시상자→퍼포머→수상자?
방탄소년단은 그래미 어워즈와 차곡차곡 인연을 쌓아왔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그래미에 대한 열망을 처음 품은 건 연습생 시절이다. 2009년 2월 ‘제51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티아이(T.I.), 릴 웨인(Lil Wayne), 엠아이에이(M.I.A)., 제이지(Jay Z)가 함께 ‘스웨거 라이크 어스(Swagger Like Us)’를 부르는 장면을 보고 나서다.

‘스웨거 라이크 어스’는 티아이가 2008년 발매한 여섯 번째 앨범 ‘페이퍼 트레일(Paper Trail)’에 수록된 곡으로 당시 그래미상 듀오/그룹 랩 퍼포먼스 부문을 받았다.

RM은 최근 발매한 새 앨범 ‘BE(Deluxe Edition)’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티아이, 제이지, 엠아에이가 수트를 입어 무대를 했는데 흑백 영상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멋있게 무대를 하는 걸 계속 돌려 봤어요. 그리고 그래미를 둘러싼 수많은 사건들을 지켜보면서 왜 세계 팝아티스트들이 미국 시상식인 그래미를 꿈꾸는 건 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죠. 제가 봤던 그래미 무대 중 세 손가락에 꼽힌다”고 말했다.

중고등학교 시기에 들은 음악이 깊은 인상에 남는다는 그는 “성장기에 큰 발자국을 남긴 만큼 이후 그래미를 막연하게 꿈꾸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후 지난 2019년 ‘제61회 그래미 어워즈’와 마침내 직접적인 인연을 맺는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당시 ‘R&B 앨범’ 부문을 시상하러 무대에 올랐다.

아울러 2018년 5월 발표한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 앨범 패키지를 디자인한 허스키 폭스가 당시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수상은 불발됐지만 후보에 오른 것 만으로도 힙합, 아시아 가수들에게 인색해 보수적이라는 평을 들어온 그래미어워즈가 철옹성을 깨나가고 있는 증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초 ‘제62회 그래미 어워즈’에서는 퍼포머로서 무대에 올랐다. K팝 가수 최초였다. 방탄소년단은 빌리 레이 사이러스, 디플로, 메이슨 램지 등과 함께 미국 스타 래퍼 릴 나스 엑스가 주축이 된 특별 무대 ‘올드 타운 로드 올스타즈’에서 협업 공연을 선사했다.

외신들 “방탄소년단, 그래미 후보 지명 가능성 높다”
사실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 주요 대중음악 시상식에서 음악적으로 가장 권위를 인정 받는 동시에 “백인이 아닌 음악가”에게는 박한 대접을 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방탄소년단이 ‘제62회 그래미 어워즈’에 K팝 가수 최초로 퍼포머로서 무대에 오르기는 했지만, 이들의 명성에 비해 주어진 무대 분량을 짧았다.

지난 1월 ‘제62회 그래미 어워즈’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주최 측인 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가 후보를 발표했을 당시 갑론을박이 따랐다.

미국 팝계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어워즈’ 84개 카테고리 어느 부분에도 후보로 지명되지 못해 여전히 보수적인 색채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경제 전문 포브스는 ‘BTS의 2020년 그래미 불발이 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의 맹점을 드러내다’는 제목으로 ‘그래미 어워즈’의 이번 시상식 후보 선정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는 ‘핫100’ 1위로 미국 내 대중적 인기까지 확인한 방탄소년단의 후보 지명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버라이어티는 “지금까지 후보 지명을 받은 적이 없는 방탄소년단이 ‘다이너마이트’ 발매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빌보드는 최근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를 예상하면서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히트곡 ‘다이너마이트’로 주요 상 중 하나인 ‘레코드 오브 더 이어’(올해의 레코드)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빌보드에 따르면, ‘다이너마이트’가 ‘레코드 오브 더 이어’ 후보가 된다면, 엔싱크의 ‘바이 바이 바이’ 이후 해당 부문 후보에 20년 만에 보이그룹이 된다. 또 빌보드는 해당 부문의 유력 후보로 빌리 아일리시 ‘에브리싱 아이 원티드’, 포스트 말론 ‘서클즈’ 등을 꼽았다.

‘레코드 오브 더 이어’는 최고의 노래에게 주어지는 ‘송 오브 더 이어’, 최고의 앨범상에게 수여되는 ‘앨범 오브 더 이어’ 그리고 신인상인 ‘베스트 뉴 아티스트’와 함께 그래미 주요 4대상으로 통한다.

이와 함께 AP통신은 방탄소년단이 ‘다이너마이트’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에 후보로 지명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이 언론사는 K팝 간판 걸그룹으로 떠오른 블랙핑크가 ‘베스트 뉴 아티스트’ 후보로 거명된다고 보도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방시혁 의장은 그래미어워즈를 주최하는 미국레코딩아카데미 회원이기도 하다. 이 상태로 뻗어나간다면, 방탄소년단과 방 의장이 수상자 명단에 오를 날도 멀지 않다.

진은 최근 간담회에서 “이루고 싶은 건 그래미에요. 우리에게는 너무나 영광스럽게도 빌보드 ‘핫100 1위’라는 성적이 있지만, 그래미에서 우리 이름이 한 번 불렸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RM도 “저희도 굉장히 사실은 긴장하고 기대하면서 25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희도 아마 잠 안 자고 지켜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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