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전쟁의 여파로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전 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이 급증한 결과로 풀이된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4월 만기 금 선물 종가는 온스(약 31.1g)당 2991.33달러로 전일 대비 1.5% 올랐다. 장중 한때 온스당 3000.3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날 금 현물 가격도 전일 대비 1.89% 오른 2988.95달러에 거래되며 최고 가격을 또 한 번 경신했다. 금 현물 가격은 지난해 27% 상승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이날까지 약 14%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값이 연일 강세인 주된 이유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 수요가 급증했다는 얘기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에 이어 생산자물가까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점도 금값 상승을 부추겼다.
수키 쿠퍼 스탠다드차타드은행 귀금속 담당 애널리스트는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강한 금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며 “여기에 각 국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금 매입, 지정학적 불안, 관세 정책 변화 등의 요인들이 금 가격을 계속해서 자극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금융가에서는 금값이 당분간 상승 추이를 그릴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최근 BNP파리바은행은 올해 연평균 국제 금값 전망치를 2990달러로 이전 대비 8%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의 관세 전쟁 국면이 지속되지 않을 경우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데이비드 윌슨 BNP파리바은행 상품투자 전략 애널리스트는 “금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무역 위험을 반영할 것”이라며 “(다만) 무역 긴장이 지속적으로 고조되지 않는다면 하반기(7~12월) 금 가격은 추가 상승 여력이 유지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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