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식사’로 檢 수사받게 된 삼성…“해도 너무한다”

뉴스1 입력 2021-06-24 13:31수정 2021-06-2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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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뉴스1 © News1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삼성이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등을 이용해 급식업체 관계사인 삼성웰스토리를 부당 지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24일 당국이 2000억원 이상의 역대 최대 과징금과 검찰 고발 조치를 결정하자 재계에서 터져나오는 반응이다.

그동안 숱한 수사와 재판으로 끊임없는 ‘사법 리스크’에 시달렸던 삼성 입장에선 임직원 복리후생과 직결된 사내 급식과 관련해 경쟁당국으로부터 철퇴를 맞은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재계에선 “정부가 이제 대기업 직원들의 식사까지 규제하려고 든다”면서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이 잘못을 시정하기 위해 내놓은 동의의결조차 거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태도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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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화성캠퍼스 파운드리 공장 전경.(삼성전자 제공) © 뉴스1
이날 공정위는 삼성전자·SDI·디스플레이·전기 등 4개 계열사가 급식업계 관계사인 삼성웰스토리를 부당지원한 것과 관련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5개사에 총 23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법인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부회장에 대해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 임직원 수만명이 근무하는 국내 주요 계열사 사업장의 사내 급식을 계열사인 삼성웰스토리에 밀어줘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위는 2013년부터 삼성웰스토리와 주요 계열사간 거래를 집중적으로 조사한 뒤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삼성은 “임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한 경영활동이 부당지원으로 호도됐다”면서 반박했다. 삼성은 “사실관계와 법리 판단은 일방적이고 전원회의에서 심의된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납득하기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부당지원 지시는 없었고 당시 경영진이 언급한 것은 최상의 식사를 제공하라는 것이며 회사도 이에 따라 최선을 다했다”고 항변했다. 삼성은 행정소송을 통해 정상적 거래임을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재계에선 그간 수십년간 대기업들 사이에서 관행으로 여겨온 ‘사내급식’ 시스템과 관련해 공정위가 유독 삼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데 대해 의구심을 품는다.

더욱이 삼성은 공정위의 조사와 관련해 지난 5월 삼성전자가 사내 식당을 전면 개방하고 중소 업체들의 경쟁력 확대를 지원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동의의결도 신청했으나 공정위에 의해 퇴짜맞은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난 4월 삼성을 포함한 주요 대기업들이 공정위와 단체급식 일감개방 선포식을 가진 상황에서 동의의결이 받아들여졌다면 중소 급식업체들의 경쟁력 확대가 가능할 수 있었으나 이번 공정위의 결정으로 수포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삼성 입장에선 또 다시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치명적인 사법 리스크를 재차 떠안게 됐다는 분석이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뉴스1 © News1
그동안 삼성에선 수년간 ‘국정농단’ 사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의혹 등으로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주요 임직원들이 숱하게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만 했다. 현재도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5개월 넘게 구치소에 수감중이다.

재계에선 임직원들의 복리후생과 직결된 사내급식 문제에도 경쟁당국이 지나친 규제 잣대를 들이미는 데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크다. 일감 몰아주기 근절을 추진하려다가 되레 질낮은 급식 제공으로 임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될 경우 모든 책임을 회사 측이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각종 사법 리스크에 미중 무역갈등, 반도체 경쟁 심화 등의 불확실성을 겪는 와중에 급식 문제로 또 다시 천문학적 과징금과 수사를 받아야 하게 됐다”면서 “중소 급식업계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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