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누구나집, 임차인에게 오른 집값 절반 배당”

황재성기자 입력 2021-06-16 13:02수정 2021-06-1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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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같은 일이 현실화될 것 VS 기대보다 우려 크다
“거짓말 같은 일이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늘(16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의 잘못된 구조를 해결할 방법으로 ‘누구나집’ 프로젝트를 제시한 뒤 이같이 말했다. ‘누구나집’은 집값 상승분을 임대인과 임차인이 나눠 가지는 것을 골자로 하는 주택사업이다.

그는 이어 “(누구나집이) 정부 재정은 하나도 들이지 않으면서 공공임대주택보다 좋은 품질이 될 수 있고, 매년 집값 상승분의 절반을 배당받을 수 있다”며 “대한민국 주택문제 해결의 혁신모델이자 혁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발언에 적잖은 우려가 쏟아진다. 무엇보다 참여 사업자에 대한 수익성을 담보할 뾰족한 방안이 없어서다. 실제로 현재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에서 진행 중인 누구나집 사업도 착공하기까지 3년이 걸릴 정도로 지지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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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문제를 해결할 혁신모델이자 혁명”
송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국내 부동산, 특히 주택가격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며 “집값이 오르면 집주인이 독식하고. 정부가 집주인에게 부과하는 세금은 고스란히 임차인에게 전가되기 쉽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잘못된 구조를 해결하려는 것이 누구나집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분양가의 10%를 내고 10년 거주하면 최초의 분양가격으로 살 권리를 갖고, 10%를 투자하지 않고 현금 6%만 내고 거주하면, 집값 상승분의 50%를 매년 (임차인이) 나눠받는 방식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송 대표는 또 “누구나집은 공사비가 낮은 임대주택에 비해 일반 분양아파트와 같은 질 좋은 아파트를 공급하면서도, 정부 재정은 하나도 안 들어간다”며 “이것이 주택혁명인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이달 10일 인천 검단(4225채)과 경기 △안산 반월(500채) △화성 능동(899채) △의왕 초평(951채) △파주 운정(910채) △시흥 시화(3300채) 등 6곳에서 1만 채의 누구나집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담은 ‘서민·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수도권 주택 공급방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 사업지연 가능성 등 쏟아지는 우려들

이같은 누구나집 프로젝트에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훨씬 크다.

무엇보다 사업을 주도할 민간사업자가 기대할 만한 수익요건이 미흡한 데다 10년 후 분양전환 시점의 시장상황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사업자가 사업비 대부분을 끌어와서 장기간 운용해야 하고, 부동산가격이 떨어질 경우 손해와 미분양에 따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업자가 선뜻 나서지 않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선 사업 추진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2018년부터 추진됐던 인천 미단시티 누구나집 사업은 시공사가 바뀌는 등 우여곡절 끝에 올해 2월 공사가 시작됐다. 민주당 특위가 10일 발표 당시 “연내 누구나집 사업자를 선정하고, 이르면 내년 초부터 분양을 시작하겠다”고 했던 일정을 지키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송 대표는 연설을 통해 사업자의 수익성에 대해 “임대료나 분양차익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기존의 임대사업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통신, 카셰어링, 보험, 금융, 케이터링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역시 사업용지를 저렴하게 받고, 사업자금의 대출금리를 저렴하게 해주는 등 추가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민간 사업자로선 크게 매력적인 조건이 될 수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10년 뒤 분양가를 현재 예측해서 미리 정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다. 자칫 판교 임대아파트 분양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판교사태는 판교 집값이 급등하면서 10년 공공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 금액을 놓고 임차인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갈등을 빚은 사건이다. 논란이 심화되자 국토교통부는 2019년 10년 분양전환 공공임대 제도를 아예 폐기했다.

● 노량진 청년 세입자 부담 과장 논란

한편 이날 송 대표가 청년층의 과도한 주거부담 실태를 알리기 위해 소개한 사례가 과장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송 대표는 노량진 고시원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청년의 사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 달에 아르바이트로 104만 원을 벌어 방값으로 한 달에 40만 원씩 낸다”며 “연 480만 원을 내며 살아가는 셈인데, 2억4000만 원을 연 2%로 빌리는 이자와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 평짜리 방에서 2억4000만 원 전세보증금을 내고 살고 있는 셈”이라며 “누구나집은 이 청년에게 사회적 금융을 통해 2억4000만 원을 대출해주고, 제대로 된 원룸아파트라도 전세로 살 수 있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의 계산은 법정 전월세전환율(2.5%)을 염두에 둔 계산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4월 현재 수도권 지역 전월세전환율은 5.2%로 이보다 훨씬 높다. 이를 적용할 때 노량진고시원 청년의 전세보증금은 약 9230만 원 수준으로 뚝 떨어진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비율을 말한다. 월세에서 전세보증금을 규모를 확인하려면 연월세(월세x12개월)를 구한 뒤 전월세전환율로 나누면 된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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