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차량공유’ 성범죄 노출 우려?… 이용자 많은 곳일수록 되레 줄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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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연구팀, 美 주요도시 분석

우버가 탄생한 지 햇수로 13년이 됐지만 여전히 차량 공유 서비스는 뜨거운 감자다. 지금도 인터넷에 우버를 검색하면 전 세계 각지에서 소송을 당하거나 논란이 되고 있다는 기사들이 검색된다. 우버와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가 저임금의 임시계약직 근로자를 양산한다는 비난부터 차량 공유 서비스의 불법성 논란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일부 규제 담당자 및 차량 공유 서비스 반대론자들은 차량 공유 서비스가 탑승객 및 운전자를 대상으로 성범죄 위험을 높이고 안전을 위협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이에 반해 일각에서는 차량 공유 서비스가 교통 수단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성폭행과 같은 위험한 상황을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관점을 제기하고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가 성범죄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KAIST 경영대학원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 내 주요 도시에 우버 차량 공유 서비스가 진출한 전후 성범죄 발생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이중차분모형(difference-indifferences)을 적용해 비교했다. 또한 차량 공유 서비스가 성범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해 2015년 뉴욕시의 우버 픽업 데이터와 강간 사건 발생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공간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후 미국 전역에서 강간 사건이 유의미하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차량 공유 서비스 이용 횟수가 많은 도시일수록 성범죄 발생이 줄어드는 현상도 확인됐다. 특히 택시 이용이 어려운 뉴욕시 외곽 지역과 비백인 거주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성범죄 감소 효과가 두드러졌다. 또 차량 공유 서비스는 우범 지역 및 유흥가에서의 성범죄 감소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통상 미디어에서는 차량 공유 서비스로 인해 발생한 사건과 범죄가 더 부각되곤 한다. 그리고 이는 공유경제를 규제하거나 배척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본연구는 차량 공유 서비스가 교통 수단이 좋지 않은 지역이나 우범 지역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를 감소시키는 데 일정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차량 공유 서비스 제공자 및 정책 입안자는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시간과 장소, 그리고 상황에 기반한 안심 귀가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데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도 여성들의 안전 귀가를 돕는 ‘안심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대중교통 및 모빌리티 서비스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시간, 장소, 상황에 기반한 안심 귀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성범죄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동원 홍콩과학기술대 경영대학 정보시스템(ISOM) 교수 dongwon@ust.hk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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