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면해야”… 반도체 위기에 곳곳서 목소리

  • 뉴시스
  • 입력 2021년 4월 16일 09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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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석 기장군수, 文 대통령에 호소문 발송
손경식 경총 회장 "한국 경제 위해 이재용 필요해"
美中 반도체 경쟁 속 이재용 역할론 강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에 대한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반도체 위기감이 확산하면서 업계 수장으로서의 역할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요구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규석 부산시 기장군수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하고 나섰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 사면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발송했다. 오 군수는 호소문을 통해 “‘폐 끼치고 싶지 않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말에 솔직히 건강 걱정보다는 화가 앞섰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폐 끼치고 싶지 않았다면 그가 있어야 할 곳은 구치소가 아니라 경영 일선이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무너지고 피폐해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삼성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지방투자가 절실하고 또 절실하다”며 “코로나19와의 경제 전쟁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사면이라는 족쇄를 채워 참전시켜 줄 것을 대통령님께 간곡히 읍소한다”고 덧붙였다.

오 군수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지난 2월에도 호소문을 통해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글로벌 경제 경쟁을 위해 이 부회장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면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오 군수뿐만이 아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이 부회장 사면을 정부에 정식으로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손 회장은 지난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한국 경제를 위해 이 부회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며 “(이 부회장이) 최대한 빨리 경영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세계 각국이 반도체산업을 키우겠다고 나서고 있어 한국이 언제 ‘반도체 강국’ 자리를 뺏길지 모르는 게 현실”이라며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면 이 부회장이 하루빨리 경영을 진두지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이 부회장의 사면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배경에는 반도체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패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샌드위치 신세인 삼성전자는 양 국가의 투자 압박에 고심이 깊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CEO 서밋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국가로서 너무 오랫동안 우리는 글로벌 경쟁자들을 앞지르기 위해 필요한 크고 과감한 투자를 하지 않았다”며 참석한 경영진을 압박했다.

중대 결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빈자리가 더욱 커 보일 수 있다. 손 회장은 “삼성전자에서 글로벌 기업인들과 교류하고 과감한 투자를 결단할 수 있는 인물은 이 부회장”이라고 콕 집어 얘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재계 안팎에서는 늦어도 광복절까지는 이 부회장의 사면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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