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전세로 바꾸면 보증금 폭탄… 이상한 ‘등록 임대주택’

이새샘기자 입력 2021-01-13 18:26수정 2021-01-1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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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00만 채의 ‘등록 임대주택’에 사는 세입자가 임대차조건을 월세에서 전세로 바꿀 때 적용받는 조건이 일반주택 세입자보다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입자 보호를 위해 도입된 등록 임대제도가 오히려 세입자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토교통부는 국민신문고에 올라온 민원에 대한 답변에서 “등록임대는 임대보증금을 월임대료로 전환할 때뿐만 아니라 반대 경우에도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전월세전환율이 적용된다”고 안내했다. 등록임대주택의 경우 전세를 월세를 바꿀 때 적용되는 법적 전환율 2.5%가 월세를 전세로 전환될 때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말이다. 일반 임대주택에는 전세의 월세전환 때만 2.5%가 적용되고 월세를 전세로 전환할 때는 시장에서 통용되는 4%대 이상의 전환율이 적용된다.

문제는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는 낮은 전환율이 세입자에게 유리한 반면 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는 전환율이 높아야 유리해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예를 들어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150만 원인 아파트를 전세로 전환할 경우 전환율이 2.5%일 때 보증금은 8억2000만 원으로 전환율이 4%일 때의 보증금(5억5000만 원)보다 2억7000만 원 높다. 등록임대주택에 사는 세입자는 월세를 전세로 바꿀 때 낮은 전환율(2.5%)이 적용돼 상대적으로 보증금 부담이 더 커지는 구조다.

일반 임대주택 세입자는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만 전월세전환율을 따르고, 월세를 전세로 전환할 때는 시장전환율(전국 5.7%, 서울 4.8%, 지난해 11월 기준)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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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차이가 발생한 것은 등록임대주택의 경우 ‘민간임대주택에 대한 특별법’에서 전월세 전환 시 항상 법정 전환율인 2.5%를 적용토록 규정하고 있어서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집주인들이 이 같은 맹점을 이용해 등록임대주택의 월세를 전세로 전환하면 법 테두리 안에서 전세금을 대폭 올릴 수 있다는 내용이 유포되고 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급격한 규제 도입으로 시장에서 ‘꼼수’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샘기자iamsam@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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