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주식-채권 발행 20%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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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상승세에 신용경색 우려 줄어
기업들 자본시장서 20조 조달

국내 기업들이 10월 주식,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 규모가 한 달 전보다 20% 가까이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신용경색 우려가 사라지고 증시가 급등하자 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기업들이 10월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총 20조6844억 원으로 전월보다 3조4010억 원(19.7%) 늘었다.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대어급 기업공개(IPO)가 성공하면서 주식 발행 규모가 1조2399억 원으로 전달보다 4270억 원(52.5%) 늘었다. 회사채 발행도 금융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2조9740억 원(18.1%) 증가한 19조4445억 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채는 13조8954억 원으로 전월 대비 2조7714억 원(24.9%) 늘었다.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를 앞두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 대출’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다 공모주 투자 등을 위한 자금이 은행에서 증시로 이동하면서 은행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은행채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기업들이 당분간 주식 발행을 통해 자금을 많이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저금리와 강력한 부동산 규제 등으로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에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는 기업들이 많은 데다 내년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등 대어급 IPO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한국 증시가 고평가돼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과 한국거래소 통계를 종합하면 지난달 27일 현재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유가증권시장, 코스닥 상장사 합산 시가총액의 비율은 112.7%로 역대 최고치로 올랐다. 이전 최고치인 2018년 1월 29일(106.4%)보다 6.3%포인트 높다.

이 지표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미국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즐겨 사용한다고 알려지면서 흔히 ‘버핏 지수’로 불린다. 버핏은 미국 증시를 판단할 때 이 지수가 80% 미만이면 저평가, 100% 이상이면 고평가 국면이라고 봤다. 최근 주가가 백신 상용화, 한국판 뉴딜 등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상승한 만큼 기대요인들이 현실화되지 않으면 고평가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기업#주식-채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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