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3년간 땅값 상승폭 역대정부 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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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취임 전보다 3000조 증가”
자체 조사… 정부 통계와 큰 차이

문재인 정부 3년간 전국의 토지 가격이 연평균 1000조 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역대 정권 중 가장 높은 상승 폭”이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21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땅값은 1경2281조 원으로 문재인 대통령 취임 전인 2016년 하반기와 대비해 32.5%(3012조 원)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해마다 평균 약 1004조 원씩 늘어난 셈이다.

이 같은 토지 가격은 같은 기간 국토교통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할 때 1089조 원이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 한국은행 통계를 기준으로 해도 1621조 원이 늘어났다. 경실련 측은 “정부 통계는 부동산시장의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자체 조사를 통해 새로운 추정치를 냈다”고 했다.

경실련은 국토부의 공시지가가 민간이 소유한 토지 시세를 평균적으로 43%만 반영하고 있다고 봤다. 경실련 관계자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토지 거래를 분석해 국토부 공시지가와 비교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가 소유한 토지는 실제 거래가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해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연간 가격 통제를 그대로 적용했다.

경실련이 만든 새로운 기준을 적용했을 때, 전국의 전체 토지 가격은 박근혜 정부 4년(2012∼2016년) 동안 18.8%가 올랐다. 이명박 정부 5년(2007∼2012년)에선 1.29%만 증가했다. 두 정부의 9년간 연평균 증가액은 174조 원이었다. 경실련은 “민간 소유 토지만 놓고 보면 이전 두 정부에서는 9년 동안 238조 원이 오른 반면, 현 정부 3년 사이에 2669조 원이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국토부와 한국은행이 1800억 원의 예산과 수많은 전문가를 투입해 땅값 통계를 내고 있지만 시세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우선 통계 왜곡부터 바로잡은 뒤 가격 안정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문재인 정부 3년간 전국의 토지 가격#역대정부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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