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스 신입 정비사가 말하는 ‘항공 MRO’의 모든 것 [떴다떴다 변비행]

변종국기자 입력 2020-06-30 14:25수정 2020-06-3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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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정비는 중대한 정비를 하거나 그에 필요한 인프라가 없어 자체 해결이 불가능할 경우엔 외부에서 정비를 받습니다. 항공사가 직접 정비를 하면 좋겠지만, 자체 정비 인프라를 모두 갖추려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대형항공사들은 자체 정비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더러 있으나,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비용절감과 항공기 운영 효율성 등을 감안해 항공기 정비 전문 업체를 이용합니다. 항공기의 안전운항과 성능향상을 위해 정비(Maintenance)와 수리(Repair), 분해조립(Overhaul) 사업을 주로 하는데요. 업계에서는 이들 업체를 사업의 앞 글자를 따서 ‘MRO’ 기업이라 부릅니다.

●MRO 정비의 종류
MRO는 크게 운항정비와 기체정비, 엔진정비, 부품정비로 나뉩니다. 운항정비는 엔진오일과 타이어, 소모품 등을 점검하는 일종의 경정비입니다. 가벼운 정비여서 항공사들이 대부분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기체정비는 기체 안전성에 대한 정기 점검으로 동체와 날개, 배선, 객실 내부 등을 점검합니다. 정비 시설과 노동력 등이 많이 필요한 정비여서 정비 인프라를 갖추려면 대규모 투자가 있어야 합니다.

여의치 않은 항공사들은 MRO 전문 업체에서 주로 기체 정비를 합니다. 엔진정비는 말 그대로 엔진과 압축기, 터빈 등에 대한 정기 점검입니다. 그런데 엔진정비는 엔진 제작사의 기술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정말 어렵고 중요한 엔진 정비는 제작사를 거쳐야 하기에, 엔진정비 시장은 주요 엔진 제작사들의 시장점유율이 높습니다. 부품정비는 유압과 기계, 전기, 전자 등의 부품 정비를 말합니다. 분해조립과 작동 점검, 재생, 기능 점검 등을 수시로 점검하는데요. 부품정비는 기체정비와 함께 ‘원 스탑 서비스(ONE STOP SERVICE)’ 요청이 많은 분야입니다. 즉, 항공사들이 한 MRO에서 부품과 기체 정비를 한 번에 다 끝내고 싶어 한다는 의미입니다. 인프라가 잘 갖춰졌으면 한 번의 고객 유치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입니다.


현재 MRO 전문 클러스터를 갖춘 나라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싱가포르, 중국, 캐나다 정도입니다. UAE와 브라질, 멕시코, 말레이시아, 중남미, 터키 등도 MRO 전문 국가로 성장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뛰어난 기술력과 품질,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 등이 필요하지만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글로벌 MRO 시장은 2025년 약 130조 원 이상 규모를 자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항공산업 발전 속도가 빠른 동아시아의 MRO 시장은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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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편 한국 MRO
한국은 MRO 산업이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국토교통부 등 정부의 지원과 인증을 받은 한국공항서비스(캠스, KAEMS)가 지난해 MRO기업 간판을 걸고 첫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기존에도 몇 개의 MRO 회사들이 있었지만, 캠스는 항공 정비 사업을 국가적으로 키워보자는 목표로 유관기관들이 힘을 합쳤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 항공사들은 국내에 MRO가 없어서 매년 절반 이상의 정비 물량을 해외업체에 맡겨 왔습니다. MRO기업이 성장해 국내 정비가 가능할 경우에는 약 2조 원의 수입대체 효과뿐 아니라, 국내 항공기 정비 관련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항공기 정비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 대부분은 항공사나 방산업체 등으로 취업을 했지만, MRO 기업이 성장하면 항공 정비사들의 취업문도 넓어지게 됩니다.

현재 캠스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하이에어의 항공기 정비를 수주한 상태입니다. 이달 3일 캠스를 방문 했을 때, 티웨이항공 B737 항공기 2대가 정비를 받고 있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행기가 날지 못하는 사이에 정비를 받고 있었던 겁니다.

현재 캠스는 국내 항공사들만이 주요 고객입니다. 그러나 해외 정부로부터 항공기 수리사업장 인가(여기서 고친 비행기는 안전성이 인정된다는 일종의 증표)를 받고, 다양한 기종의 항공기 수리가 가능해지면 동아시아 등 해외 국가들로부터도 정비를 수주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내 항공 MRO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자, 항공기 정비 인력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되겠죠. 세금으로 만들어낸 일자리가 아니라 산업과 기업 성장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입니다. 캠스에는 60여 명의 항공 정비사들이 있습니다. 항공기 한 대를 정비하는 대 20여 명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정비 수주가 늘어날수록 정비사 수요도 늘어날 것입니다. 정부는 MRO사업이 계속 성장하면 2026년까지 직·간접적으로 항공 정비사와 연구 인력 등을 포함해 5000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항공 정비사를 꿈꾸는 분들은 많아지고 있는데, 항공사 취업문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MRO 종사자 분들은 항공 정비사를 꿈꾸는 분들에게 항공사 뿐 아니라 MRO 기업도 눈여겨보라고 조언합니다. 코로나19로 항공 산업이 위축되고 있지만, 한국의 MRO 산업은 항공산업이 다시 회복될 날을 기대하며 묵묵히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조만간 한국이 중요한 MRO 국가로 거듭났으면 합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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