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年 0.5%로 0.25%p 인하…역대 최저 수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8일 09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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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0.4.9/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0.4.9/뉴스1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에서 0.50%로 인하하며 또다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누그러지고 있지만 경기 위축에 따른 충격이 여전한 만큼 선제적으로 유동성 추가 공급을 선택한 것이다.

조윤제 신임 금융통화위원은 주식을 상한액 이상 보유해 금통위 사상 처음으로 금리 결정 회의에서 제척된 사례가 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50%로 0.25%포인트 낮춘다고 밝혔다. 한은은 앞서 올해 3월 코로나19이 글로벌 팬데믹(대유행)으로 번지며 금융시장 불안이 나타나자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낮췄다.

이어 열린 4월 정기 금통위에서는 3월 ‘빅 컷’ 효과를 지켜보자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면서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하지만 당시 금통위원 상당수는 비상상황에 대비해 언제든 금리를 낮출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부진한데다 내수 위축에 따른 고용 불안 등이 여전한 만큼 한은이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주문이 있었던 셈이다.

이날 인하 결정은 시장의 전망보다는 다소 이른 시점에 이루어졌다. 금융투자협회가 진행한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200명 대상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21%만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이는 시중에 유동성 문제는 어느 정도 사라졌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한은이 금리 인하와 함께 4월부터 3개월 간 매주 1회 무제한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을 전부 매입하기로 하는 등 시중에 대규모 유동성 공급 대책을 내놨다. 정부의 회사채 매입 프로그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의 비상조치도 이뤄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한은이 금리 인하 카드를 선택한 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이 장기화될 상황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선제 대응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제로금리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과 금리차도 0.50%포인트인 만큼, 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부담도 없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금통위는 조윤제 신임 금통위원에 대해 제척사유가 발생해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서 빠졌다고 밝혔다. 조 위원은 주식 보유 상한액 3000만 원을 초과해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 제척된 건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건혁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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