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도 안 뽑는 마당에…” 퇴사·이직 꿈 접고 ‘존버’ 청춘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17일 13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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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4일 오후 경기 부천시 일자리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업체 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4일 오후 경기 부천시 일자리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업체 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 News1
“원래 지난달에 이직하려 했는데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아요. 무작정 그만 둘 수도 없잖아요. 이직할 만한 곳도 없고 올해까지는 일단 버텨보려고요.”

이직을 고민하던 직장인 A씨(32)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씁쓸히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고용률이 60%선이 붕괴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9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고, 3월 취업자 수 역시 10년 만에 줄면서 퇴사, 이직을 꿈꾸던 이들도 한숨 짓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2030 청년들의 비명이 커지고 있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3월 취업자는 2660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만5000명이 줄었다. 2009년 5월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취업자가 24만명 감소한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특히 청년고용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 취업자 수가 준 것이 눈에 띈다. 지난달 청년층 취업자 수도 23만명이나 줄었고, 일시휴직자는 통계 작성 이후 37년 만에 가장 크게 느는 등 코로나19 쇼크가 일자리를 강타한 모습이다.

이에 A씨처럼 퇴사 혹은 이직을 꿈꿨던 2030 청년들의 계획은 ‘올스톱’됐다. 5년차 직장인 B씨(31)는 “한 템포 쉬고 싶었는데 이번에 그만두면 영원히 쉴까 걱정”이라며 “울며 겨자 먹기로 하루하루 회사에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아르바이트(알바) 자리도 없다는데 도무지 직장을 그만둘 자신이 없다”고 덧붙였다.

B씨의 말대로 알바 자리도 ‘하늘의 별 따기’가 된 지 오래다.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 알바 1명 모집에는 400명이 넘게 몰렸다는 후문이다.

코로나19 피해가 음식숙박·시설관리 등 주로 서비스업에 집중되면서 단기 일자리에 종사하던 청년, 노인 등 취업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점점 줄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각종 채용 일정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대기업부터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경제 전반에 마비가 와 이직 역시 힘들긴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030 세대들 사이에선 ‘존버(끝까지 버티기)’가 답이란 자조 섞인 지적도 나온다.

A씨는 “코로나19 상황이 마무리되면 그때 이직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라며 “최근에는 공고도 크게 줄어 지금 급하게 이직에 도전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 좀 더 기다려볼 계획”‘이라고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충격을 미리 예상했지만 실제 결과를 받아보니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최근 상황에 대한 엄중한 인식을 바탕으로 일자리야말로 민생경제를 지키는 기반이자 토대라는 각오로 코로나19가 일자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총력 대응 노력을 배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다음 주 초 고용유지대책, 실업대책, 긴급 일자리·새로운 일자리 창출 대책, 사각지대 근로자 생활안정대책 등 코로나19 고용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고용안정 패키지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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