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배구 “밖으로 나가라, 김연경처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18일 05시 45분


‘배구여제’ 김연경(왼쪽)의 2번째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2012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을 4위로 올려놓았던 김연경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팀 내 최다인 112득점을 기록하며 분전했다. 비록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한국여자배구에 남긴 것은 결코 적지 않았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배구여제’ 김연경(왼쪽)의 2번째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2012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을 4위로 올려놓았던 김연경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팀 내 최다인 112득점을 기록하며 분전했다. 비록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한국여자배구에 남긴 것은 결코 적지 않았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김연경 활약이 한국배구에 남긴 것

공격 1옵션 노출…상대팀 집중견제
김연경 “해외로 나가야 경쟁력 확보”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한 여자배구대표팀에서 김연경(28·터키 페네르바체)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기록만 봐도 그렇다. 팀 내 최다인 112점을 올렸고, 블로킹(세트당 0.38개), 서브(세트당 0.19개) 등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제 몫을 충분히 했다. 디그(세트당 1.90개)와 리시브(정확도 34.71%)에도 적극 가담했다. 이번 올림픽은 김연경이 왜 세계적 선수인지를 보여준 대회다.

김연경은 16일(한국시간) 마라카나지뉴에서 벌어진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27득점(2블로킹), 공격성공률 42.55%의 만점 활약이었다. 로네크 슬뢰체스, 앤 부이스, 주디스 피테르센 등 네덜란드의 세계적 공격수들과 비교해 전혀 밀리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은 세트스코어 1-3으로 져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마지막 보루 여자배구마저 탈락함에 따라 한국은 이번 올림픽 단체구기종목에서 단 1개의 메달도 얻지 못하게 됐는데, 이는 1972년 뮌헨올림픽 이후 44년만이다.

● 선수들은 왜 김연경만 찾았나?

문제는 따로 있었다. 김연경 혼자 네덜란드와 상대하는 형국이 됐다. 5월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을 앞두고 “김연경만 막으면 한국을 이길 수 있다”던 조반니 귀데티 네덜란드 감독의 말이 현실이 됐다. 베테랑 세터 이효희(36·도로공사)도 김연경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김연경은 네덜란드 선수들을 잘 알고 있다. 슬뢰체스, 부이스, 로빈 드 크루이프는 김연경의 라이벌 팀인 터키 바크프방크 소속이다. 귀데티 감독 또한 바크프방크 사령탑이다. 김연경과 서로 잘 알 수밖에 없다. 김연경은 그 속에서도 숱한 견제를 뚫고 터키리그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나즈 아이데미르(터키), 린지 버그(미국) 등 세계적 세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국제경쟁력을 키운 결과다.

● 국제경쟁력 강화, 선택 아닌 필수!

이번 대표팀에서 해외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는 김연경이 유일하다. V리그 여자부를 통틀어 해외리그 경험이 있는 국내선수는 아제르바이잔(로코모티브 바쿠)에서 한 시즌을 뛴 세터 김사니(IBK기업은행)뿐이다. 특히 외국인선수가 제1옵션이 될 수밖에 없는 V리그의 특성상 국내선수들의 공격점유율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이는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다. 남자배구가 2000년 시드니대회 이후 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몇몇 배구인은 “외국인선수의 공격을 받아봐야 국내선수들이 성장한다”고 주장한다. 국내선수들의 수비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공격 기회는 크게 줄어든다. 결국 ‘제로섬 게임’인 것이다. 김연경이 8강 탈락 직후 “기회가 된다면 많은 선수들이 해외에 나갔으면 좋겠다. V리그에선 통하지만 국제무대에선 안 통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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