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유흥가 황제’ 정체 알고보니…담보없이 저축銀서 7000억 빌려

동아일보 입력 2011-11-30 16:06수정 2011-12-0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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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을 자초하다 문을 닫은 저축은행들은 온갖 비리가 망라된 복마전인 것으로 드러났다.

합동수사단에 적발된 저축은행 대주주와 경영진은 수천억원대 불법대출을 받아 고급 스포츠카와 명품시계를 사는가 하면, 대주주가 고객 1만여 명의 명의를 도용해 1천억 원 대 대출을 받는 등 불법을 일삼았다.

토마토, 제일, 제일2, 에이스, 파랑새, 프라임, 대영저축은행 등 9월18일자로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 대주주·경영진의 비리를 수사해온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30일 이런 내용을 담은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대검 중수부의 수사를 받은 부산저축은행이 120여개 특수목적법인(SPC)에 불법대출을 해주고 시행사 역할을 하다 부실화된 반면, 이번에 수사를 받은 저축은행들은 대주주와 경영진의 개인 비리가 부실의 주요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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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억 대출받아 유흥가 황제 생활 = 고양종합터미널 시행업자 이모(53·구속)씨는 별다른 담보도 없이 에이스저축은행에서 무려 6917억여원을 빌렸다.

그는 이 돈으로 강남 유흥가의 황제로 군림했다. 포르쉐, 벤틀리 등 고급 외제차 2대를 굴렸고 롤렉스, 피아제 등 고가시계와 에르메스 등 명품브랜드 가방을 사는 데만 7억원을 썼다.

그는 5년간 룸살롱 등에서 유흥비로만 24억원을 쓰고도 모자라 아예 120억여 원을 들여 강남의 R나이트 클럽을 인수하기도 했다.

●은행 돈은 대주주 사금고 = 제일저축은행 유동천 회장은 다른 금융기관 인수를 시도하거나 주식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실패를 거듭해 제일저축은행에 1000억 원 대 부실을 떠넘겼다.

그러자 유 회장은 고객 1만1663명의 명의를 도용해 1247억원을 빌린 다음 이 돈으로 자신의 기존 대출을 상환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또 생활비와 제세공과금 등 자신이 필요한 자금을 수시로 저축은행 금고에서 맘대로 빼내 사용했다.

유 회장은 은행 금고에서 돈을 빼낼 때마다 자신이 빼낸 금액을 적은 '지급증'을 실무자에게 내려주고 이 지급금 금액이 일정액에 이르면 고객 명의를 도용한 불법대출을 받아 부족한 은행 금고에 채워넣게 했다.

유 회장이 이런 방식으로 횡령한 돈은 158억원에 달했다.

●탱화 3점을 1000억 대 대출담보로 = 토마토저축은행 신현규 회장은 아파트 건축업을 하는 지인에게 1018억원을 빌려주면서 탱화 3점을 담보로 잡게 했다.

은행 측은 신 회장 지인의 말만 믿고 탱화 3점의 감정가를 총 110억원으로 산정했다.

그러나 합수단이 확인한 결과 이 그림은 아예 시세 자체가 형성되지 않은 작품으로 밝혀졌다.

신 회장은 또 41명의 이름을 빌려 3788억원을 토마토저축은행에서 빌리고 이 돈을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했다.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떨어져 거액의 손실이 발생하자 또다시 은행 돈을 끌어와 손실을 메웠다.

그는 2007년 캄보디아에 불어닥친 부동산 투기 바람에 편승해 4개 차명회사 명의로 600억원을 불법대출받아 캄보디아 프놈펜, 시엠립 등지의 부동산을 구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현지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토마토저축은행을 부실 더미에 앉히고 말았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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