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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홈쇼핑 쇼호스트 “풀HD화면에 잡티까지…” 고민

입력 2010-04-28 03:00업데이트 2010-04-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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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달부터 초고화질 송출
피부관리-점빼기 적응 속앓이
최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롯데홈쇼핑 사옥에선 방송을 앞둔 쇼호스트들이 대기실에서 얼굴에 마스크팩을 붙이고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4월부터 롯데홈쇼핑이 업계 최초로 초고화질(full HD) 방송 송출을 시작하면서 생긴 광경이다.

기존 일반 방송보다 해상도가 4배가량 높은 HD 방송 화면에선 방송 출연자의 피부에 난 작은 잡티도 적나라하게 나오기 때문에 쇼호스트들이 피부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롯데홈쇼핑 쇼호스트 김지애 씨(35·여)는 “일반 방송으로 나갈 때는 피부미인 소리도 곧잘 들었는데 최근에는 시청자들에게 피부에 대한 지적을 받곤 한다”며 “방송 전 마스크팩은 필수이고 매주 1, 2회씩 피부관리도 받는다”며 HD 방송 적응의 고충을 털어놨다. 화장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여드름을 치료하러 피부과를 찾거나 얼굴의 점을 빼는 레이저 시술을 받는 쇼호스트들도 있다.

의상 담당자에게는 ‘쪽가위’는 필수품이 됐다. 선명한 HD 화면에 옷 위에 묻은 지저분한 실밥이 보일 수 있어 방송 시작 직전까지 의상 담당자는 쪽가위를 들고 실밥을 찾아 떼어내기에 여념이 없다. 방송용 소품도 ‘대우’가 달라졌다. 상품 전시용 테이블에 난 작은 흠도 화면엔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에 소품을 옮길 때면 천으로 감싸거나 모서리를 테이프로 감는 등 소품팀의 일손이 바빠졌다.

화면의 가로 대 세로 비율이 4 대 3인 일반 TV와 달리 16 대 9인 HD 방송의 특성상 넓어진 가로 화면을 메우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기존에는 무대에 6명만 있어도 충분했던 의상 모델도 지금은 10명은 세워야 늘어난 가로 화면을 메울 수 있다. 롯데홈쇼핑은 늘어난 화면을 채울 대형 세트 제작을 위해 방송센터 내부에 별도 세트제작 공간을 만드는 한편, 일기예보 등에 쓰이는 블루 스크린을 갖춘 가상 스튜디오도 만들어 늘어난 화면 커버에 활용한다. 하지만 HD 방송으로 인한 이점도 적지 않다.

선명한 화질 덕분에 방송에 나온 상품과 배송 상품 사이의 시각적 차이가 줄어들면서 “방송에서 본 것과 다르다”는 고객 불만도 크게 감소한 것. 특히 색상에 민감한 패션 상품의 반품률이 전달 대비 5%가량 감소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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