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 ‘빙하기’ 바닥경제 위협한다]<下>시장은 국회가 나서기를 바란다

동아일보 입력 2012-06-25 03:00수정 2012-06-25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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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완화’ 열쇠 쥔 국회, 위기 눈감고 딴전
“한여름에 겨울 코트를 입을 순 없지 않습니까.”

박상우 국토해양부 주택토지실장은 최근 ‘5·10 주택거래 정상화 방안’과 관련한 법안 개정안의 입법예고안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분양가상한제 등은 하나의 도구이지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는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국회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를 조기에 논의해 달라고 촉구한 것이다.

침체된 주택경기를 살리기 위해 국회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아무리 대책을 내놔도 국회에서 손을 놓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으로 내놓은 각종 법률 개정안의 처리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20일 분양가상한제의 원칙적 폐지, 주택전매제한제도 개선, 재건축 초과이익부담금 부과 2년간 중지, 재건축사업 용적률 인센티브 확대 적용 등을 담은 법률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앞서 기획재정부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을 폐지하고 단기 양도세율도 인하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지난달 16일자로 입법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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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택 거래를 촉진하는 정부 법률개정안이 19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될지는 불투명하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2009년 두 차례 의원입법으로 발의됐고, 지난해 3·22대책에서 정부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야당의 반대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재건축 부담금 부과 중지도 지난해 12·7대책에서 발표됐지만 국회는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대선 등 정치 일정을 앞두고 있는 국회는 급할 것이 없어 보인다. 새누리당은 ‘규제 완화를 했지만 효과가 없지 않았느냐’고 눈치를 보고, 민주통합당 등 야당은 규제 완화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규제를 하나 푼다고 시장이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풀다보면 효과가 쌓여 시장이 살아나는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 기반이 무너질 수 있는 위급한 상황임을 국회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제 할 일을 다 했다’는 식으로 손을 놔서는 안 되고 거래를 촉진할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 등 금융지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와 중견 건설사 회생 대책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취득세 완화 등 거래비용을 줄여 거래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며 “지방자치단체 세수 감소를 우려하는 것 같은데, 거래건수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세수 감소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금자리주택을 얼마나 공급해야 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보금자리주택으로 민간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며 “정부가 보금자리주택을 계획만큼 짓지도 못하면서 공급 계획을 계속 발표해 ‘집 사지 말고 기다리면 더 좋은 게 나올 것’이라는 신호를 수요자들에게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인 대책 마련에 급급하지 말고 차기 정부까지 내다보고 장기적인 정책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신규 주택시장의 구조 변화에 대응해 자유로운 주택의 구매 및 유통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며 “거주 목적의 주택 구매에 대한 금융 및 세제 지원 확대, 양도세율 등 부동산 세제 정상화, 다주택자의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도록 인센티브와 조세 정비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부동산#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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