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커피 공화국]<上>1인당 1년에 521잔 마신다

동아일보 입력 2012-01-25 03:00수정 2012-01-2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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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커피 소비 5년새 141%↑… 인스턴트는 6%만 늘어 전국의 커피전문점이 지난해 1만 곳을 넘어서고 매출액도 2조 원을 돌파한 것은 원두커피가 이미 대중 음료가 됐음을 보여준다. 커피전문점 외에도 상당수의 제과점이나 패스트푸드점이 원두커피를 팔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원두커피는 조만간 ‘국민 음료’ 자리까지 꿰찰 기세다.

○ “15세 이상 우리나라 사람, 하루 평균 커피 1.4잔 마셔”


원두커피 시장의 빠른 증가는 전체 커피 소비량에서 원두커피가 차지하는 비중의 변화로도 확인된다. 동서식품의 국내 커피 시장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이 마신 커피는 총 232억6900만 잔이나 된다. 커피 소비자에 해당하는 15세 이상 인구가 4464만7000명(통계청 자료)임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난해 1인당 연간 521.2잔, 하루 평균 1.4잔의 커피를 마신 셈이다.

커피 제품 유형별로는 커피믹스가 149억4000만 잔(64.2%)으로 가장 많았으며 △솔루블커피(인스턴트 커피가루 제품) 38억9100만 잔(16.7%) △캔커피 등 커피음료가 26억2400만 잔(11.3%) 순이었다. 여전히 국내 커피 소비에서 절대적인 양으로는 인스턴트커피와 커피음료의 비중이 92.2%로 압도적 주류인 것이다.


하지만 원두커피 소비량의 가파른 증가세는 이 같은 판도에 균열을 가져오고 있다. 2006∼2011년 원두커피 소비량은 연평균 19.2%씩 증가했다. 이 기간 전체 커피 소비에서 원두커피가 차지하는 비중은 3.8%에서 7.8%로 갑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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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솔루블커피 소비량은 연평균 10.1% 감소했다. 이 기간 커피믹스 소비량이 6.1% 늘었지만 지난해에는 증가율이 1.4%에 그치며 정체되는 분위기인 점을 감안하면 원두커피가 인스턴트커피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 넓어진 원두커피 소비층


동서식품이 지난해 남녀 직장인 690명 등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월평균 커피전문점 이용 빈도는 3.2회로 전년도 조사의 2.4회에 비해 33.3% 증가했다.

이 조사에서 남성 응답자의 이용횟수는 월평균 2.9회로 여성 응답자의 3.7회에 비해서는 다소 낮았다. 하지만 35세 이하 남성 직장인은 월평균 이용횟수가 4.3회로 전체 여성 직장인 평균 이용횟수 3.6회보다도 높았다. 원두커피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점차 성별을 뛰어넘은 음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원두커피 시장은 서울의 변두리 지역과 지방으로도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서울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여전히 64.8%(1조6074억 원)에 이른다. 또 이 중 80.4%는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와 종로 중 용산 영등포 등 사무실 밀집지역을 합친 상위 10개 구가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전년도(2010년) 대비 매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서울의 상위 10개 구는 매출 증가율이 37.8%에 그친 반면 기타 15개 구의 증가율은 도봉구가 228.2%, 강북구가 178.9%를 기록하는 등 평균 86.2%에 달했다.

지방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5대 광역시의 커피전문점 점포 수와 매출액은 지난해 각각 24.1%, 96.8% 급증했다. 같은 기간 서울지역의 점포 수, 매출액은 2.3%, 45.2% 늘어나는 데 그쳤다.

○ 커피전문점 난립으로 수익성 떨어져


폭발적인 시장 성장에도 불구하고 커피전문점 수가 지나치게 늘면서 각 점포의 수익성은 점차 떨어지는 추세다. 서울지역 커피전문점의 연간 매출액 성장률은 2007년과 2008년에는 17.3%, 23.5%에 달했지만 2009년 9%로 뚝 떨어진 이후 2010년(2.9%)과 지난해(2.3%)에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전국 커피전문점의 평균 매출액 성장률도 2009년까지는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2010년과 지난해에는 5.5%, 3.7%로 부진했다. 유정완 KB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커피전문점 시장의 전체 규모는 당분간 더 커지겠지만 지역별 경쟁강도에 따라 점포별 수익성은 큰 차이가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업소 간 과당경쟁으로 부작용까지 나타나고 있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지하 1층의 던킨도너츠 매장에는 ‘인근 상권 보호 때문에 커피만 단독으로 팔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매장 직원은 안내문을 미처 못 본 고객이 커피만 주문하면 안내문을 가리키며 한 개에 200원짜리 빵을 함께 사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건물에 먼저 입주한 다른 커피전문점이 동일업종 입주를 제한하는 조건이 붙은 임대차계약을 근거로 “던킨도너츠가 커피만 단독으로 파는 것은 계약 위반”이라며 소송을 냈기 때문이다. 커피전문점 업계 관계자는 “대형 오피스빌딩 내 식당가에서는 먼저 영업 중인 커피전문점이 테크노마트의 경우와 비슷한 요구를 해 제과점, 패스트푸드점이 커피를 팔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시내 주요 상권에는 같은 브랜드의 커피전문점이 동시에 여러 개가 입점해 이들 매장을 약속장소로 정한 고객을 본의 아니게 골탕 먹이는 경우도 있다. 커피전문점 매장 수 1위인 카페베네는 서울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인근에 무려 6곳의 매장이 몰려 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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