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취재를 위해 여러 정보기술(IT) 업체 직원들을 만날 때마다 기자가 사용하던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2’와 모토로라의 ‘줌(Xoom)’을 함께 보여줬다. 두 제품은 이번 주부터 판매가 시작되는 따끈따끈한 신제품이다. 아이패드2는 29일 본격 판매에 들어가고, 줌은 26일 SK텔레콤 일부 대리점을 통해 팔리기 시작됐다.
아이패드2에 대한 첫 반응은 “역시”가 가장 많았다. 아이패드에서 외관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흰색 제품이 새로 등장했고 얇고 가벼워져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인기를 끌 만하다”는 반응이었다. 반면 모토로라 줌은 아이패드2와 나란히 놓고 비교하니 더 두껍고 무거운 게 티가 났다. 그런데 막상 제품을 써본 사람들의 반응은 좀 달랐다. 완전히 새롭게 달라진 구글의 태블릿용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허니콤’ 덕분이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인터페이스를 보는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두 제품을 직접 사용해봤다.
○ 맞춤양복 대 기성복

하지만 줌은 사용자 마음대로 다양한 모양의 첫 화면을 만들 수 있지만 초보자에게는 사용법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아이패드2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아이폰, 아이패드와 동일한 사용법 덕분에 어렵잖게 아이패드2도 사용했지만 줌을 처음 본 사람들은 약간 당황스러워했다. 마치 내 몸에 딱 맞춘 맞춤양복을 입는 것과 옷가게에서 파는 기성복을 골라 입는 것의 차이 같았다.
○ 구글 서비스

반면 아이패드는 e메일과 연락처, 일정 관리를 위해 구글의 데이터를 개별적으로 설정해줘야 한다. 대신 평소에 구글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또 줌은 ‘플래시’ 기능을 지원하지만 아이패드는 이를 지원하지 않는다. 아직 플래시 동영상을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일부 존재하기 때문에 웹사이트 이용 시 줌이 좀 더 많은 화면을 보여줄 수 있다.
○ 하드웨어
아이패드2와 줌을 보면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이 화면이다. 아이패드2는 아이패드와 동일한 9.7인치 액정표시장치(LCD)를 사용했다. 단행본 서적 크기의 화면이라 책을 읽거나 잡지를 볼 때 편하다. 반면 줌은 화면이 가로로 길쭉한 10.1인치 형태의 와이드 LCD를 사용했다. 이 때문에 동영상을 볼 때 화면이 잘리는 부분이 아이패드2보다 적다. 책이나 잡지를 읽을 목적이라면 아이패드2, 동영상 감상을 많이 한다면 줌이 더 나은 선택 같았다.
무게는 아이패드2의 압승이었다. 줌의 무게는 730g으로 아이패드2(613g)보다 별로 무겁지 않아 보였지만 손에 들었을 때의 묵직함에서 100g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디자인은 사용자마다 선호가 다르겠지만 아이패드2는 흰색 제품을 판매하면서 선택의 폭이 늘어난 게 장점이다. 줌은 앞면에 버튼이 하나도 없는 간결한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뒷면의 전원 버튼과 볼륨조절 버튼을 빼고는 극단적으로 버튼 사용을 줄인 뒤 모든 걸 터치스크린에서 통제하도록 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