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C 분리” 정부 방침을 “애들 장난”이라는 체육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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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회장 훈련개시식서 비판, 장차관은 10년만에 모두 불참
진천선수촌 인권센터 문열어

이우석(양궁·오른쪽 앞)과 나아름(사이클)이 11일 충북 진천선수촌 농구장에서 열린 2019년 국가대표 훈련개시식에서 선수 대표 선서를 하고 있다. 진천=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우석(양궁·오른쪽 앞)과 나아름(사이클)이 11일 충북 진천선수촌 농구장에서 열린 2019년 국가대표 훈련개시식에서 선수 대표 선서를 하고 있다. 진천=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애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정부의 스포츠 개혁안을 원색적인 표현으로 다시 비난했다. 정부관계자들은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에 10년 만에 불참했다.

이 회장은 충북 진천 선수촌 개시식이 열린 11일 오후 선수촌 내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 “도쿄 올림픽 남북 단일팀 추진, 2032년 올림픽 유치 등 다양한 상황을 앞뒀는데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분리 추진은 앞뒤가 안 맞는다. 애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이건 무지에서 나온 것이다.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엘리트 스포츠 폐해를 줄이기 위해 대한체육회와 KOC 분리를 추진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대한체육회는 일반 스포츠 업무, KOC는 올림픽 업무에 집중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한체육회와 KOC가 분리되면 대한체육회로부터 올림픽 업무 등 엘리트 스포츠 업무가 분리된다. 대한체육회의 KOC 분리에 대한 반발은 엘리트 스포츠 축소에 대한 반발로도 보일 수 있다. 대한체육회가 최근 자체 개혁 모습은 보이지 않고 위상 축소에 대한 반발만 앞세운다는 비판도 있어왔다. 반면 체육계는 정부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단체인 KOC를 분리시킨 뒤 대한체육회를 손쉽게 통제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노태강 차관은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문체부 장관 또는 차관이 선수촌 개시식에 불참한 것은 대한체육회와 KOC가 통합된 2009년 이후 10년 만이다.

도 장관은 세종시에서 열린 충청권 4개 시도지사와의 오찬에 참석하느라 불참했다. 노 차관은 이날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스포츠혁신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는 스포츠 분야 혁신을 위한 세부안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충북 진천 선수촌에서 열린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에서는 ‘폭력 근절’과 ‘선수 인권’이 행사 내내 강조됐다.

이날 행사에는 체조 사이클 레슬링 등 15여 개 종목에서 국가대표 선수와 지도자 등 총 400여 명이 참석했다. 평창 겨울올림픽 이후 (성)폭력 사태와 내홍 등에 시달린 겨울 종목 선수들은 대부분 해외 경기 출전 등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겨울 종목 중에는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종목 선수들만이 참석했다.

이날 선수촌 내에는 인권센터가 새로 생겼다. 인권센터 개소식은 훈련 개시식보다 30분 먼저 열렸다. 상담실은 여성 선수 숙소와 가장 가까운 곳에 마련됐다. 방문 신고나 상담뿐 아니라 비밀 유지를 위해 전화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 / 진천=이원주 기자
#대한체육회#스포츠 개혁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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