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오월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5·18을 기억하는 청년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4일 1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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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이 고향인 이하영 씨(26·여)는 맛깔스런 남도음식의 매력에 빠져 2년 전 광주를 찾았다. 이곳에 사는 할머니들의 손맛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주변 사람들과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5·18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이 때 아이디어를 얻어 음식을 통해 5·18을 이야기하는 ‘오월 식탁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직업이 큐레이터인 이 씨는 5·18과 관련된 설치 작품 등도 기획하고 전시한다. “5·18은 평범한 시민들이 이뤄낸 민주화운동인 만큼 밥을 먹듯이 일상에서 이야기하는 역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연기획자 김꽃비 씨(31·여)는 2013년 동료들과 함께 오월문화기획단 ‘달콤’을 결성했다. 달콤은 5·18정신을 청년 시선으로 해석하고 인권과 평화, 나눔이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모임이다. 자신의 전문분야를 살려 ‘청년이 5월을 이야기하면 안 되는 걸까?’라는 토크 콘서트를 열고 5·18사적지를 답사하고 있다. 김 씨는 “여전히 진행 중인 5·18을 다양한 세대에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사)지역공공정책플랫폼광주로는 책 ‘포스트 5·18-지금 세대가 오월을 마주하는 10가지 방법’을 14일 출간했다. 5·18이 일어난 뒤 태어난 청년 10명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과거를 기억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책에는 이 씨와 김 씨 외에도 5·18엽서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김지현 씨, ‘임을 위한 행진곡’을 오르골에 담는 박은현 씨 등의 사연도 있다.

정성국 이사장은 “5·18을 경험하지 못한 청년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5·18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이 책을 통해 5·18정신이 미래에도 이어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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