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인기에 지구촌 ‘달고나’ 열풍…“매대서 품절” 설탕 판매도 ↑

이지윤 기자 , 김하경 기자 입력 2021-10-04 18:10수정 2021-10-0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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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징어게임’에서 주인공 이정재가 우산 모양이 찍힌 달고나를 보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코리아 호키포키, 허니콤 토피(honeycomb toffee)’.

해외 네티즌들이 추억의 군것질거리인 달고나를 부르는 방식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달고나가 새로운 놀이 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4일 G마켓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이 공개된 지난 17일부터 약 2주간 달고나 판매량은 전월 같은 기간보다 270%가량 증가했다. 아마존, 이베이 등 해외 이커머스에서는 상품 설명으로 오징어게임 장면을 붙인 ‘달고나 만들기 세트’가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2만~4만 원대(22~36달러)로 5000원에서 1만 원을 오가는 국내 가격의 최대 8배 수준이다. 해외 소비자들에게 달고나는 ‘이색적인 한국 과자’로 통하는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선 해외 팬들이 달고나 만들기 영상을 올리는 등 오징어게임이 하나의 놀이문화가 됐다.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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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선 달고나 만들기가 ‘힙한’ 놀이문화로 각광받는 추세다. 인스타그램 내 ‘dalgona’ 게시물은 약 28만 개에 이른다. 해외 팬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달고나 만들기 영상을 올리며 빠르게 후기를 공유하고 있다. 2일 프랑스 파리에서 이틀간 열린 오징어게임 체험관은 달고나 만들기, 딱지치기 등을 체험하러 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오징어게임 후광효과는 뚜렷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달 17~30일 달고나 뽑기의 주재료인 설탕 매출은 직전 2주보다 45% 늘었다. 서울 거리 곳곳의 달고나 노점상도 ‘달고나 특수’를 누렸다. 지하철 4호선 혜화역 근처 달고나 가게에는 달고나 뽑기를 하러 온 사람 30여 명이 길게 늘어섰다.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적이 드물었던 명동 거리에도 달고나 노점상과 이를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모두 늘었다. 한 네티즌은 SNS에서 “(명동에서) 달고나 뽑기를 파는 분들이 경쟁적으로 영업하는 건 처음 본다”며 “‘이모네 뽑기’를 (운영)하시는 할머니 매대가 품절된 것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달고나 열풍은 K-콘텐츠 인기가 K-푸드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영화 ‘기생충’에 등장했던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함께 만든 음식),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나온 치맥(치킨과 맥주)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영화나 드라마 속 식품이 번번이 인기를 끄는 건 음식이 공감각을 자극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시청자들은 좋아하는 콘텐츠 속 인물과 비슷해지려는 욕망을 충족하고자 주인공의 경험을 따라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 중 음식은 자동차, 패션 등과 달리 인간의 오감을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경험을 극대화하는 데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식품은 비싸지 않으면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등 접근성이 높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리기도 좋아 유행을 선도하는 측면도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음식은 패션과 달리 하루에도 여러 번 소비할 수밖에 없는 데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대중의 접근성이 높다”며 “MZ세대 소비자 입장에선 음식이 SNS에 사진을 찍어 올리기에도 좋아 트렌드가 빨리 퍼지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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