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비비고 봐도 ‘비비고’ 천하… ‘K푸드’로 미국 석권한다

권혁일 기자 입력 2021-06-23 03:00수정 2021-06-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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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2020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운영한 ‘비비고’ 푸드트럭.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이 ‘비비고’ 브랜드를 앞세워 미국 시장 공략에 불을 댕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냉동식품 소비가 급증한 데다 4년 연속 스폰서로 참여한 PGA투어 정규대회 ‘더CJ컵’이 미국에서 개최된 것이 큰 계기가 됐다.

CJ제일제당은 애니천(2005년), 옴니(2009년), TMI(2013년), 카히키(2019년), 슈완스컴퍼니(2019년) 등 현지 식품기업들을 차례로 인수하며 미국 시장에서의 기반을 탄탄히 다졌다. 선제적인 투자로 주요 도시에서 냉동만두, 냉동간편식, 면 등을 생산해 브랜드 및 제품 경쟁력을 갖췄고, 2016년에는 캘리포니아에 연구개발(R&D)센터를 구축해 한식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 美 냉동식품 선두 ‘슈완스’ 인수로 추진력 강화


CJ제일제당은 슈완스와의 결합을 통해 미국 전역에 걸친 인프라 확보와 미국 시장 선점 효과를 얻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선진 식품시장에서 글로벌 음식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한국 식문화의 미를 접목시킬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하고 비비고 브랜드 제품의 현지화를 통해 새로운 식품 장르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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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완스 인수에 따라 CJ제일제당의 미국 내 생산기지는 모두 21개로 대폭 늘었다. 최근에는 사우스다코타 공장 부지가 확정됐다. 월마트, 크로거, 코스트코 등 주요 유통업체가 갖춘 3만여 곳의 점포에 비비고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인수 전 3000여 매장에 공급했던 것과 비교하면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CJ제일제당의 차별화된 브랜드 경쟁력과 슈완스의 유통 플랫폼 간 결합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만두와 면 위주였던 간편식 품목도 피자, 파이, 애피타이저 등으로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다양한 신제품 개발도 기대된다. 앞으로 한식의 맛과 장점을 살린 ‘아시안 푸드’로 범주를 넓히며 식품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슈완스와의 시너지 극대화에 집중해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아시안 냉동식품’ 분야 선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방침이다.

○ ‘비비고 만두’가 일으킨 ‘K만두’ 열풍


CJ제일제당이 미국에 출시한 제품들. CJ제일제당 제공
비비고 만두는 CJ제일제당 미국 내 식품사업을 대표하는 제품이다. 2016년 한 해 1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이 시장에서 25년 동안 1위를 지키던 중국 업체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이후에도 해마다 신기록을 작성하며 지난해엔 41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비비고 만두의 성공에는 공격적인 투자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크게 작용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현지에서 수년간 10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해 비비고 만두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연구개발(R&D) 및 제조기술 차별화에 집중했다. 현재 캘리포니아 풀러턴 공장과 뉴욕 브루클린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뉴저지와 버몬트 공장도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CJ제일제당은 냉동만두 사업을 기업 간 거래(B2B) 시장으로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만두피가 두꺼운 중국식 만두와 달리 피가 얇으면서 소에는 채소를 다량 넣은 점을 강조해 ‘건강식’으로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다. 한입 크기로 편의성을 높이고 닭고기를 선호하는 현지 식문화를 반영해 ‘치킨 만두’를 개발하기도 했다. 여기에 한국에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식재료인 고수를 넣었다.

현지 마케팅 활동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4년 연속 스폰서 브랜드로 참여하고 있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규대회 ‘더CJ컵’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미국에서 개최된 점을 기회로 삼았다. 미국 개최로 시차 문제가 적어 중계방송을 실시간으로 보는 가구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해 대회장에서만 브랜드 노출을 전년 대비 2배 이상으로 늘렸다. 또 중계방송 때 상위권 선수들의 샷 화면에 가상광고를 적용하고 방송 중 비비고 광고 영상을 삽입해 브랜드 주목도를 높였다. 경기는 미국 NBC 골프채널을 통해 전 세계 226개국 10억 가구에 중계됐다.

○ ‘넥스트 비비고 만두’ 발굴… ‘K푸드’ 확대


이와 함께 CJ제일제당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만두의 뒤를 이을 다양한 비비고 브랜드 제품을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식 치킨이나 즉석밥, 김은 한류 문화 콘텐츠를 통해 해외에 널리 알려진 친근한 식품으로, CJ제일제당 측은 앞선 비비고 만두의 성공처럼 시장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핫소스가 미국에서 식생활에 광범위하게 스며들고 있는 데 착안해 고추장과 같은 한국 소스류의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건강한 발효식품’으로 관심을 얻고 있는 김치도 적극 알릴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세계 최대의 식품 소비시장인 미국에서 비비고 브랜드의 인기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면서 “북미에서의 성과를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시켜 비비고를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권혁일 기자 moragoheyaji@donga.com
#한국의 식음료 기업#cj제일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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